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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김해시 "문화재청 협의 없이 공사 인정"

뉴스1

입력 2022.08.06 14:44

수정 2022.08.06 18:20

박석을 들어내면서 훼손 논란이 제기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2022.8.5. ⓒ 뉴스1 김명규 기자
박석을 들어내면서 훼손 논란이 제기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2022.8.5. ⓒ 뉴스1 김명규 기자


구산동 지석묘의 박석. 지석묘(고인돌)과 같은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시 제공) ⓒ 뉴스1
구산동 지석묘의 박석. 지석묘(고인돌)과 같은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시 제공) ⓒ 뉴스1


(김해=뉴스1) 김명규 기자 = 경남 김해시가 세계 최대 크기로 추정되는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유적지 일부를 훼손해 논란인 가운데 시가 문화재청과 협의가 없었던 점을 인정했다.

김해시는 6일 구산동 지석묘 훼손 논란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경남도 문화재여서 경남도의 현상변경허가만 받고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빠트린 부분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문화재청 조치 결과에 따라 복원정비사업을 잘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세월 비바람에 소실된 박석 부분을 새롭게 채워 넣어 선사시대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기존 박석을 보존 처리했다"며 "중장비를 사용한 훼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는 "문화재 시굴발굴조사와 전문가 자문의 복원정비계획 수립, 경남도 현상변경허가를 받아 정비사업을 시행했으며 선사시대 지석묘(고인돌)를 사각형으로 둘러싼 제단 형태로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박석(기단석) 중 현재 남아 있는 4개 구역의 박석의 세척, 강화, 평탄처리를 위해 박석 이동·재설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구산동 지석묘는 지난 2006년 구산동 택지개발사업 때 발굴됐다. 길이 10m, 너비 4.5m, 무게 350t 규모로 세계 최대로 추정될 정도로 크기가 커 당시 발굴기술과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도로 흙을 채워 보존해 왔다. 이후 시가 2019년 종합정비계획 수립해 2020년 12월부터 시굴발굴조사와 정비공사에 들어갔다.

구산동 지석묘 복원정비사업에는 도비 10억, 시비 6억7000만원을 포함 총 16억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고고학계는 훼손 논란이 제기된 박석이 지석묘와 함께 약 2000년전에 축조된 유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박석을 쌓는 방식과 형태 자체를 통해서 지석묘 축조 기술을 풀 수 있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문화재청과 고고학계는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고고학적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리거나 들어내서는 안된다고 본 것이다.

문화재청은 5일 문화재위원회 매장·사적분과 위원들을 급파해 현지조사를 통해 유적 훼손 규모를 파악했다.
위원들은 훼손된 유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응급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당초 이달 중 복원사업을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훼손 논란과 함께 문화재청이 조사에 직접 나서면서 8월 사업 종료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시는 문화재청의 현지조사 이후 있을 조치사항 통보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며 관계 전문가 협의와 자문을 거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복원정비사업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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