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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경고음' 반도체 6월 판매량 사상 첫 감소…반도체 겨울 '성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1.8.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1.8.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SK하이닉스 M16 전경(SK하이닉스 제공) 2021.2.1/뉴스1
SK하이닉스 M16 전경(SK하이닉스 제공) 2021.2.1/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월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6월 반도체 집적회로(IC) 판매량이 통계 작성 후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에는 D램 수요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그치는 등 메모리 시장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7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6월 전세계 반도체 IC 판매량이 전월 대비 줄었다. IC인사이츠는 구체적인 감소량을 밝히진 않았지만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6년 이후 6월 판매량이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6월은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분기 말인데다 5월보다 하루가 더 많아 보통은 매출이 증가한다. 특히 가전·IT기기 등 제품 생산업체들은 매출이 늘어나는 개학 및 휴가 기간에 맞춰 반도체 칩을 구매하기에 통상 6월은 1년 중 매출이 가장 많은 달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고려하면 6월의 부진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IC인사이츠 측은 "일반적으로 6월은 전월보다 높은 한 자릿수 또는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며 "지금까지 6월 증가율이 가장 약했던 1985년에도 1%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진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으로 IT 제품 수요가 위축됐고 미국 IT 업체들의 서버 투자 기조도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PC·TV·게임기·전자기기 등 개인용 제품의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다.

소비 위축으로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도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7월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14.03% 떨어졌으며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용 범용제품의 고정거래가격도 3.75% 하락했다.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하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지난 6월 4분기(9월에 회계연도가 시작돼 6~8월이 4분기) 매출이 72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17%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6월과 계절적 성수기인 7·8월이 포함됐는데도 매출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1·2위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3분기(7~9월)에는 마이크론의 실적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망은 더욱 어둡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수요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8.3%로 사상 처음으로 10%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D램 공급 비트그로스 예상치는 14.1%다. 가격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도 수요·공급 비트그로스가 각각 28.9%, 32.1%로 예상돼 초과 공급 상황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설비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청주 신규 반도체 공장 증설 안건을 보류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2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를) 유연하게 공급하고 단기 설비투자 계획도 여기에 맞춰 탄력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같은 악재도 문제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금리·환율 등 다양한 매크로 이슈들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예측이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부정적인 건 확실한 만큼 하반기와 내년 반도체 출하량은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