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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독립' 선언한 현대차그룹…현대모비스 개발 전략은?

(자료사진)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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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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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이세현 기자 =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2년 넘게 이어진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직접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자동차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을 나섰다. 전기차 등 전동화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한층 커진 반도체를 내재화함으로써 반도체 공급난과 같은 리스크를 차단하고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는 500~1000개 넘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는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300개의 최대 3배 수준이다. 그만큼 반도체가 미래차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과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전력 반도체에 포커스를 두고 있고 개발 및 생산까지 진행 중"이라며 "시스템 반도체도 개발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고성능 반도체 등은 개발 여건을 고려해 외부와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가 직접 개발, 생산하는 전력 반도체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고성능 반도체 등은 자율주행과 AI(인공지능) 등에 필요한 부품이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2020년말 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했고 지난해 3월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거나 팹리스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설계와 개발을 마친 차량용 반도체는 직접 생산하거나 파운드리를 통해 위탁생산해야 하는데, 현대모비스는 위탁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생산방법은 현재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탁생산과 자체 생산 가운데 시장 경쟁력이 있는 방안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일본 르네사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마이크로칩 등 6개 업체들이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물량의 90%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2%대에 불과하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수익성은 떨어지면서도 제품 사이클과 보증 기간은 길어 그동안 이 분야에 새로 뛰어드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 등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자 공급대란이 벌어져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내재화에 나선 것은 더이상 이같은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겠다는 취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그룹 반도체 내재화의 또다른 주요 요인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내재화하겠다는 차량용 반도체는 현재 수급난을 겪고 있는 반도체라기 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차세대 반도체"라며 "미래차 시대에는 전동화 차량의 안정적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차량에 탑재된 다양한 센서를 통해 유입되는 정보를 얼마나 매끄럽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고사양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진입 장벽이 기술적으로는 낮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며 "그럼에도 5만 달러 상당의 자동차가 500원짜리 반도체가 없어 생산이 불가능한 일이 생기는 것이 자동차 시장으로,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전력 반도체 개발 생산부터 시작해 차차 범위를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력 시스템은 현대모비스가 개발하고 고성능 반도체는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역할을 분담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고성능 반도체까지 개발과 생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있어 자립성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2026~2027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전기동력 커넥티드카가 출시되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대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 때까지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