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경기도 용인 소재 한화생명 연수원 라이프파크에서 보험계리사 2차 시험을 준비하는 한화생명 직원들의 모습. (한화생명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내년부터 보험업계의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보험계리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보험사들도 최근 자사 직원들의 계리사 시험 준비를 적극 지원하는 등 인력 관리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지난달 30~31일 진행된 보험계리사 2차 시험에 앞서 지난달 자사 직원들에게 연수원 이용 및 휴가를 제공했다. 시험을 앞두고 안정적인 자격증 공부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경기도 용인 소재 연수원 라이프파크에서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 13명을 대상으로 잡오프(Job-off) 과정을 진행했다. 이 기간 직원들은 본사가 아닌 연수원에 합숙하면서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에 전념했다.
업무를 하지 않았더라도 월급과 수당은 이전과 동일하게 지급된다.
한화생명은 2018년부터 보험계리사의 내부 육성을 위해 잡오프 등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 이를 통해 먼저 계리사에 합격한 직원들의 시험 팁과 '족보'를 공유하는 등 직원들의 합격을 위해 전방위 지원 중이다.
동양생명도 지난달 계리사 2차 시험을 대비 중인 자사 직원들에게 3~5일 특별 휴가를 제공했다. 업무에서 배제하고 시험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험계리사는 보험 관련 회계 전문가로 보험사의 투자·경영·재무 등 전반적인 위험을 평가·진단해 손익을 계산한다. 또 보험상품 개발에 대한 인허가 업무를 보거나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산출하는 등 보험사업 전반에 걸친 수리·통계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자사 직원들의 보험계리사 자격증 취득을 적극 지원하는 이유는 내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보험회계는 부채를 시가평가하고 발생주의를 원칙으로 수익·비용을 전체 보험기간 동안 인식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보험계리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바로 계리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자사 보험계리사들을 최대한 많이 보유하는 게 이점이다. 보험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면 계리사 자격증 1차 시험이 면제되는 점도 자사 직원들의 자격증 취득을 독려할 만한 요인이다.
보험사들의 보험계리사 인력 확보 노력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보험계리사 수는 전년(1114명) 보다 2.4% 증가한 1141명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은 올 초 이미 수시 채용을 통해 계리사를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신한EZ손해보험 등이 계리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내년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보험계리사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잡오프 제도와 같은 적극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 운영으로 우수한 인력을 내부에서 육성하고 직원 로열티도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표준위험률·이율을 이용해 보험료를 산출해 보험계리사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보다 정교한 지급여력 산출방식이나 IFRS17 도입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어 내년 이후에도 보험사들의 인력 확보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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