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초유의 집권초 與 비대위...내홍 수습·전대 준비 '과제'

기사내용 요약
12년간 비대위 8회…집권초는 최초
당내 이견 지속·주류 드라이브 한계
상임전국위, '최고위 기능상실' 추인
이준석, 법원 효력정지 가처분 유력
'친윤', 비대위 전환 과정 직접 주도
박근혜·김종인, 주류 와해로 비대위
"잡음 없는 전대가 마지노선" 분석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6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얼굴로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6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얼굴로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승민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가시화됐다. 그러나 비대위는 차기 전당대회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출범 자체에 대한 당내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국면을 당내 주류 그룹이 주도했기 때문에 '혁신 비대위'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리형 비대위의 최대 과제로는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갈등 수습과 순조로운 전대 준비가 될 전망이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여당이 집권 초기에 비대위를 꾸린 건 초유의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2010년 이래 8회의 비대위를 구성했는데, 모두 정권 중후반부거나 야당 시기였고 거의 대부분이 선거 참패 직후였다. 당 안팎에서 '첫해 여당이 어떻게 비대위를 하나'라는 지적이 쏟아졌으나, 국민의힘은 이준석-권성동 지도부의 연속 붕괴 속에서 끝내 비대위의 길을 선택했다.

◆'비상상황' 규정에 당내 이견 그대로…이준석, 법원行 확실시
서병수 의장에 따르면, 상임전국위가 5일 현 상황을 당헌상의 '비상상황'으로 해석한 근거는 최고위원회의의 기능 상실이다. 당헌 제96조는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두도록 하고 있다.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의원과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최고위원직 사의를 밝힌 것으로 지도부가 기능을 잃었다는 의원총회와 최고위의 결의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반발은 그대로 남았다. 지난 7월11일 당 의원총회가 이준석 대표 징계 상황을 '사고'로 규정하고 직무대행 체제를 띄웠는데, 이 결정을 바꿔야 할 추가적인 변화가 없지 않냐는 항변이다. 상임전국위원(경기도당위원장)인 유의동 의원은 상임전국위에서 중도 이석하며 "7월11일 결정이 잘못됐는지 이야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대표직이 소멸되는 이준석 대표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 의장은 상임전국위 뒤 "비대위가 구성되면 즉시 최고위가 해산되기 때문에 당대표 직위도 사라지게 된다"며 "이것은 누가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고 당헌·당규상에 못박혀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실제로 사법부로 사안을 가져갈 경우, 비대위는 당무보다 법률 대응에 주력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가 지난 7월8일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대표직에서 공식 해임되는 비대위 출범에 대해서는 가처분 인용 확률이 높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 대표가 만에 하나 법률 대응에 나서지 않더라도, 5선 중진으로 알려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끄는 비대위가 당 화합을 순조롭게 이끌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비상상황'을 결의한 의원총회에서 혼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김웅 의원은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행동에 나섰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5. photo@newsis.com

◆당 주류가 출범 주도…'쇄신'에 근본적 한계
비대위 출범 주도 세력의 특수성 때문에 당 쇄신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비대위는 당 지도부 내지 주류 세력이 선거 참패 등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났을 때 들어선다. 그러나 지금은 선거 연승 직후 시점인 데다, 당대표와 당대표 직무대행이 연달아 실각하는 상황에서 주류인 '친윤' 그룹의 드라이브로 비대위가 섰다.

시초는 배현진 의원의 지난 7월29일 최고위원직 사퇴였다. 박수영 의원은 비대위를 촉구하는 초선 의원 32인 연판장을 주도했고, 조수진 의원이 31일 다시 최고위원직을 던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초 '일부 사퇴로 비대위는 전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31일 직무대행직 사의를 밝히고 비대위 전환을 수용했다.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대표와 직무대행직을 내려놓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개인적 실각에 가깝고, 당 주도권은 '친윤' 그룹이 그대로 쥔 상태에서 지도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한 것에 가깝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의 재기를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는 2011년 박근혜 비대위는 정권 말기인 데다 안상수·홍준표 대표의 연이은 사퇴와 선거 연패로 당내 헤게모니가 없던 상황에 들어섰다. 2020년 김종인 비대위는 야당으로서 개헌 저지선을 간신히 넘기는 초유의 총선 패배로 주류 세력이 와해된 상황에서 출범했다.

반면 2016년 김희옥 혁신비대위와 탄핵 직후 인명진 비대위는 '친박'의 벽을 넘지 못했고, 2018년 김병준 혁신비대위 역시 구주류와 갈등을 매듭짓지 못한 채 황교안 지도부에 당권을 이양했다.

이번 비대위가 구조적으로 '관리형'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의 배경이다. 윤석열 정부 지지율 위기의 주된 원인이 이 대표 징계 전후 당 내홍뿐 아니라 윤 대통령 본인과 여의도의 '윤핵관'에도 있다는 의견이 여론조사상 다수로 나오는 상황임에도 비대위가 이 부분을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단기 관리형 비대위'…전당대회 시기 등 준비할 듯
결국 비대위는 내홍을 수습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선에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 시점은 정식 지도부가 빨리 들어서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과 정기국회를 넘긴 뒤 연초께 열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는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결정을 비대위가 직접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디 편을 들어주는 강한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들어온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고, 힘 없는 비대위원장 몇 달이 될 것"이라며 "묵묵하게 절차적으로 무리 없이 비대위를 운영하고 최대한 잡음 없이 전당대회를 이끌어내는 게 아마 마지노선일 것"이라고 봤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임기 2년의 신주류 중심 지도부를 구성하지 않으면 집권당 역할을 못 한다. 그걸 해야 한다"며 "혁신형 비대위 주장은 황당하고, 전당대회로 선출된 대표가 당을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