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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자료에 빠진 '사드', 갈등 해소 접점 못찾은 듯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9일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9일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한중 양국 외교수장의 회담이 끝난 뒤 중국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서로의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적절하게 처리해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한국정부는 양국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에 ‘사드’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사드 갈등 해결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새벽 홈페이지에 ‘중한 외교장관, 사드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라는 제목의 짧은 외교부장 활동을 소개했다. 회담의 전반적인 결과를 담은 자료와는 별도다.

전날 박진 외교장관과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담 내용은 소인수 확대회담이 시작된지 3시30분여 만에 나왔다. 그러나 모두발언 중심이었고 사드나 칩4와 같은 민감한 단어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측은 같은날 밤 홈페이지에 공개한 회담의 전반적인 결과를 담은 자료에도 왕 부장의 모두발언 소개만 담았다. 중국이 ‘사드문제’도 핵심 논의 대상이었음을 발표한 것은 다시 2시간여가 이날 새벽이다. 양국 회담이 끝난 뒤 실무진끼리 발표 자료에 넣을 문구를 놓고 치열한 조율을 벌였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는 박 장관의 모두발언은 물론 공식 보도자료에도 ‘사드’를 넣지 않았다. 결국 양국이 사드 문제 해결에 관해 중지를 찾지 못한 채 입장차만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 ‘사드 3불’(사드를 추가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은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장관 모두 각자의 사드 관련 입장을 깊이 있게 개진했다”면서 “그럼에도 이 문제가 향후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에 명확하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협의체인 칩4는 한중 자료 모두 들어있지 않다. 대신, 중국 외교부는 ‘중·한 공급망 안정 수호에 동의’라는 또 다른 자료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행보를 비판하며 한국이 중국과 함께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은 “현재 세계화가 역류를 만나 개별 국가가 경제를 정치화하고 무역을 도구화하며 표준을 무기화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중한 양측은 시장 규율을 위반하는 이런 행동을 공동으로 저지하고 양국과 전 세계 산업망·공급망 안전과 안정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 외교부는 “한중간 촘촘히 연결된 공급망은 양 국민의 일상생활과 기업의 활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소통과 대화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한편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전문가를 인용, “중국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양국 관계를 수십 년 만에 최저로 몰아넣었던 사드 문제의 심각성을 윤석열 정부는 이해해야 한다”며 “사드 문제가 양국 관계의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