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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설 사실로 확인땐… 금융사들 ‘美 제재폭탄’ 맞을수도 [이상한 외환송금 금융사 내부통제 문제인가 (下)]

한·미, 북한 자금세탁여부 조사
국내 금융사 거래사실 확인시
세컨더리 보이콧 받을 가능성
시중은행의 자체 점검에서 해외 이상송금 규모가 8조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의 추가 검사와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 관심이 쏠린다. 밖으로 나간 자금의 국외 추적이 어렵다 보니 금융권과 정치권에선 이상 거래의 주체와 거래 목적을 두고 가상자산 연계 가능성을 넘어 대북송금설, 정치비자금설, 자금세탁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특히 검찰과 국정원이 함께 업무 협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북한으로 돈이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등 미국이 '테러국'으로 규정한 국가에 송금 이슈가 엮일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보이콧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대북송금, 자금세탁 등 設 난무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일차적으로 돈의 흐름을 파악한 결과 송금 대상국은 홍콩이 25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4억달러, 미국 2억달러, 중국 1억6000만달러 순이었다.

금감원은 해외송금 자금이 대부분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거쳐 이뤄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해외송금이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와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사법당국은 자금세탁이나 불법 범죄자금과 연루됐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도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감원으로부터 이상 외화거래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거액 해외송금이 단순히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 성격을 넘어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통해 자금세탁을 시도했거나 테러 등 불법 범죄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 때문이다.

국가정보원도 금감원과 업무협조를 하면서 이상 해외송금 관련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 대북제재 대상되면 존폐 위기

국정원이 조사하면서 거액의 외화가 다른 나라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한·미 외교부는 최근 북한이 디지털자산을 통한 자금세탁에 나서고 있다며 공조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자금줄로 디지털자산 사기와 자금세탁을 지목,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세컨더리보이콧' 제재 대상인 북한이나 이란과 거래할 경우 국내 금융사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적게는 수천억대 벌금을 물고, 심하게는 미국 금융망 접근이 차단되기도 한다. 실질적으로는 은행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도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2005년 중국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가 미국 세컨더리보이콧으로 파산했다. 미국이 북한 통치자금 2500만달러가 예치돼 있다는 이유로 BDA와 금융거래를 중단하면서 예금자들이 대규모로 금액을 인출해 가는 뱅크런이 일어났다.

아직 국내 금융사 중엔 미국과 거래가 끊긴 경험은 없지만 경제적 제재를 받았던 적은 있다. 지난 2020년 IBK기업은행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에 8600만달러(1049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야 했다. 미국 뉴욕지점이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으면서다.


지난 2018년에는 북한 세컨더리보이콧 위반과 관련해 경남은행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내 은행주가 일제히 폭락한 적도 있다. 정부가 나서서 '루머'라고 해명했지만 회복이 어려웠다. 소문으로 끝났지만 금액적 피해는 상당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