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나무·돌에도 긋기만 하면 인쇄…'나만의 표현' 모바일 프린터 나온다

뉴스1

입력 2022.09.11 10:08

수정 2022.09.11 10:08

컬럽의 '이마크 고(e-mark go)'(홈페이지 캡처)
컬럽의 '이마크 고(e-mark go)'(홈페이지 캡처)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 전시된 컬럽(Colop)의 소형 모바일 프린터 신제품 '이마크 고(e-mark go)'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 전시된 컬럽(Colop)의 소형 모바일 프린터 신제품 '이마크 고(e-mark go)'


컬럽(Colop)의 소형 모바일 프린터 '이마크 고(e-mark go)'로 다양한 패턴을 인쇄하고 있다.
컬럽(Colop)의 소형 모바일 프린터 '이마크 고(e-mark go)'로 다양한 패턴을 인쇄하고 있다.


컬럽(Colop)의 소형 모바일 프린터 '이마크 고(e-mark go)'로 플라스틱에 인쇄하고 있다.
컬럽(Colop)의 소형 모바일 프린터 '이마크 고(e-mark go)'로 플라스틱에 인쇄하고 있다.


(베를린=뉴스1) 문창석 기자 = 스마트폰 앱의 텍스트 입력창에 'ANY MESSAGE'라고 쓰고 프린트 아이콘을 터치했다. 그러자 손보다 작은 정사각형의 기기에 즉시 불이 들어왔고 '삐'하는 소리가 울리며 인쇄 준비가 됐다는 신호가 들어왔다.
기기를 잡고 종이 위에 화이트 수성펜처럼 가로로 천천히 긋자 입력창에 적힌 텍스트가 그대로 인쇄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선 오스트리아 기업 컬럽(Colop)의 소형 모바일 프린터 신제품 '이마크 고(e-mark go)'의 시연이 진행됐다.

스마트폰 전용 앱을 잉크젯 방식의 소형 프린터 기기와 와이파이로 연결해 앱을 통해 제어하는 방식이다. 서체와 글자색, 배경색은 모두 앱에 입력된 것과 동일하다. 똑같은 텍스트를 색만 다르게 바꿔 인쇄할 수도 있으며, 저장된 폰트가 아닌 개인이 원하는 폰트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무게는 약 200g 초반으로 가벼워 가방에 집어넣어 다닐 수 있다. 제품 상단이 유선형 디자인이라 마우스를 잡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인쇄 가능 범위는 폭 1.45cm, 길이 15cm이며 해상도는 최대 600dpi로 높다.

대부분의 전자기기들은 시간이 지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점점 작아지지만 프린터는 예외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크기와 직사각형의 형태로 책상 위에 자리잡고 있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작은 프린터는 그래서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다.

실시간 음성인식·번역 인쇄도 가능했다. 이날 시연에선 한 관람객이 스마트폰에 대고 영어로 'Hello, my name is Yohannes(안녕, 내 이름은 요하네스야)'라고 말하자 즉시 신호가 들어왔다. 종이에 긋자 같은 의미의 독일어인 'HALLO MEIN NAME IST JOHANNES'로 인쇄됐다.

글자뿐만 아니라 패턴 인쇄도 할 수 있었다. 앱에서 꽃무늬 패턴을 선택하자 종이 위에 꽃무늬가 그대로 인쇄됐다. 그 외 다양한 무늬도 인쇄할 수 있다. 색깔도 다양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앱을 통해 입력 가능한 색상은 약 6000만가지에 달한다.

이를 통해 가정과 상점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직접 만든 글자와 그림으로 개성있는 이름표를 만들거나 원하는 문구·그림을 넣은 나만의 편지지를 만드는 식이다. 라벨에 식품 이름과 유통기한을 인쇄하면 주방 관리를 할 수도 있다. 카페에서도 냅킨에 다양한 색으로 데코레이션을 하거나 개성있는 스탬프를 찍어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일반 종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에도 인쇄할 수 있다. 이날 부스에선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에 인쇄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혹시 덜 말랐을까 싶어 기자가 인쇄된 플라스틱을 즉시 손으로 문질러봤지만 잉크가 묻어나오지 않았다. 알렉스 브레튼 컬럽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플라스틱은 물론 섬유·코르크·목재·돌 같은 흡수성 표면의 물체라면 모두 인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반 프린터는 종이를 넣어 인쇄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 범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확장되는 것이다. 포장지·리본에 포인트를 줘 색다른 선물을 할 수 있고, 흰색 신발끈에 패턴을 인쇄하면 개성있는 무늬의 신발이 완성된다. 명함·다이어리는 물론 옷·가방·스마트폰까지 꾸밀 수 있어 나만의 표현을 즐기는 MZ세대에게 들어맞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 내 다른 앱을 통한 인쇄도 가능하다. 계산기·일정·메모·문자메시지 등도 제품 앱과 연결하면 그대로 인쇄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선 해외에서 카카오톡처럼 널리 쓰이는 채팅앱 '왓츠앱' 텍스트는 물론 이모티콘까지 인쇄가 가능했다. 심지어 주사위 게임 앱에서 던진 주사위도 그 모양 그대로 인쇄됐고, 컬러와 숫자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다. 명함 앱의 경우 자신의 전화번호가 담긴 QR코드를 만들어 이를 도장처럼 종이에 찍을 수 있었다.


해당 제품은 한글도 지원하며 올해 11월 중순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199유로(약 27만원)로 예정됐다.
브레튼 CTO는 "한국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안다"며 "스마트폰 안의 모든 것을 인쇄할 수 있는 이 제품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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