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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을 넘어 '소각'까지...상장사들의 주가 방어 대작전

하반기 상장사 자사주 소각 2배 이상 늘어
소각 규모도 1조원 넘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의 전광판에 나타난 코스피·코스닥지수. 연합뉴스 제공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의 전광판에 나타난 코스피·코스닥지수.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상장사들이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존에 자주 쓰던 '자기주식 매입(취득)'을 넘어서서,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까지 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난 것이다. 소각금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자사주 소각 결정 공시 건수는 18건으로 전년 동기(8건)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자사주 취득(신탁 제외) 결정 공시 건수는 73건으로 전년 동기 33건 대비 약 45%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코스피 상장사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올해 하반기에 자사주를 매각한 코스피 기업은 11곳인 반면 전년 같은 기간에는 단 1곳이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에 따라 소각 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엔 308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1조3051억원에 달한다.

상장사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선 배경은 증시 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기 때문에 호재로 인식된다. 올해 초 코스피지수는 3000선에 육박했지만 최근 2400선으로 후퇴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연 초 1000선을 지켰지만 최근 8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고환율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

실제로 자사주 소각 공시 직후 주가는 뛰어올랐다. 지난 7월 19일 148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한 락앤락은 다음 거래일 주가가 9.82% 올랐다. 같은 달 12일 테크윙이 73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공시 뒤 다음날 주가가 9.00% 상승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에도 주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8월 15일 포스코홀딩스가 2004년 이후 18년 만에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다음 거래일에 주가는 오히려 0.58% 하락했다. 현재 주가(24만8000원)도 당시(25만8000원)보다 낮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스코 관련 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가 이어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자사주 소각은 가장 효과가 확실한 주주 환원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평균적으로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 효과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는 행위"라며 "소각 당시 거시경제 환경이나 회사 상황에 따라 주가 상승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절대적인 수치로 주가가 오르진 않았더라도 유사한 산업군에 비해선 하락폭이 작았을 수도 있다"며 "주가의 상대적인 수치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자사주 소각과 취득
시기 2021년 6월 1~9월 13일 2022년 6월 1~9월 13일
자사주 소각 건수 8건 18건
자사주 소각 규모 308억원 1조3051억원
자사주 취득 건수 33건 73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