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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침수피해 후폭풍… 조선업계 "후판가격 오르나" 긴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0 18:10

수정 2022.09.20 18:10

국내 후판 생산량의 20% 차지
포항제철소 공정 중단 일파만파
후판 수급 부족에 가격 상승 전망
선박 건조 일정도 지연될까 우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 추진 LNG운반선.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 추진 LNG운반선.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조선업계는 공급 차질과 가격 인상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공정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후판 등을 생산하는 압연공정은 앞으로 정상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측은 3개월 안에 정상 가동을 목표로 세웠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특히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국내 후판 생산량의 20%를 생산하고 있어 조선업계는 자칫 선박 건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고심이 깊다.

조선업계는 우선 확보한 재고 물량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포항제철소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선박 건조 등에 자칠은 없겠지만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재고 수준은 아니다"라며 "포스코 상황과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공급망을 다양화해 둔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포스코 외에도 동국제강, 현대제철과 일본, 중국, 브라질 같은 해외업체에서도 후판을 공급받고 있다.

다만 공급 차질로 인한 후판 가격 인상 가능성은 부담스럽다. 후판은 선박 제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데 수주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견적을 내기 때문에 선박 가격에 원자재 인상분을 반영할 수 없는 구조다.

이에 살아나고 있는 조선업계 실적 개선도 둔화될 수 있다는 불안한 관측도 나온다. 당초 조선업계는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증가와 함께 후판 가격 인하에 힘입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포항제철소의 후판 생산 일정이 밀리면서 흑자 전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수요가 높은데 생산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아직은 가격 인상이 언급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포스코가 철강 생산력을 늘리기는 어려워 보여 복구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조 파업 여파로 인한 선박 인도 지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파업 당시 진수 작업이 5주 정도 늦어지면서 계약된 인도 일정을 따라잡는데 부담감이 커졌다. 선박 계약시 조선사 측 귀책 사유로 인도가 늦어지면 발주처에 하루 수천만원에서 억원 단위의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일정이 밀려 쉽지 않지만 11월로 예정된 선박 인도 일정이 아직 한 달 이상 남았기 때문에 최대한 일정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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