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비대위 가처분'vs'윤리위 징계' 임박…與·이준석 '기싸움' 팽팽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9.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9.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추가 징계여부 관련 긴급회의에 앞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추가 징계여부 관련 긴급회의에 앞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과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의 추가 징계 일정이 다가오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성 상납 의혹을 불송치한 가운데 가처분과 징계 결정은 양측 모두에 향후 행보에 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은 오는 28일 이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과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가처분 심문 기일을 앞두고 재판부를 바꿔 달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법에 이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인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를 비슷한 사안을 담당하는 민사52부로 교체해달라며 재배당을 신청한 것이다.

당은 재판부 기피의 이유로 "현 재판부는 (앞선 가처분 심리에서) 확립된 법리와 판례를 벗어나 정치의 영역까지 판단했다"고 꼽았다. 당이 비상상황에 해당하는지 그래서 비대위 설치가 필요한지 여부는 사법 판단의 영역이 아닌데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앞서 황정수 재판장을 두고 '특정 연구모임 출신'이라며 노골적인 의심을 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공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셈이다. 여기에 당은 황 재판장과 채무자인 전주혜 비대위원이 같은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이라는 점도 기피 신청 이유로 꼽았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즉각 반발하며 지연전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이 전주혜 위원과 재판장이 동기동창이라는 점을 꼽은 것을 두고 "본인들이 유리할까 봐 기피신청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날을 세웠다.

또 "대한민국 법조인 중에 서울대 출신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꼬집으며 당이 내세운 주장을 재차 비판했으며, "막판에 주기환에서 전주혜로 비대위원을 교체한 것이 이런 목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며 의혹도 제기했다.

여기에 법원이 재판부 재배당에 난색을 표하면서 당과 이 전 대표, 법원 사이에 '3각 신경전'이 연출되기도 했다. 남부지법은 "민사52부는 민사51부 재판장이 관여할 수 없는 사건을 담당하는 예비 재판부다. 이 사유가 있는 사건 외 다른 사건은 배당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재배당을 거부했다.

가처분 심문 기일과 같은 날 열릴 예정인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윤리위는 가급적 이 전 대표가 회의에 참석해 직접 본인의 입장을 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28일 예정된 회의에서 이 전 대표의 소명을 듣느냐'는 질문에 "누구든 서면 소명의 기회는 당연히 드리고, 본인이 원하면 출석 소명의 기회도 항상 드리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윤리위에 직접 나설지는 미지수다. 앞선 1차 징계 당시 이 전 대표는 "제 관점에서 명확히 소명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볼 가능성이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이 전 대표의 징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제명 등으로 당원 신분을 잃으면, 당이 가처분 심문에서도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주장을 펼 수 있다는 이유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가처분 심문과 징계 일정이 다가오면서 당내 의견은 극단으로 엇갈리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는 이 전 대표가 금도를 넘어섰다고 보는 반면,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두고 "당 윤리위원회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깊이 있는 반성을 하고 윤리위원도 다 사퇴하고 물갈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윤리위가 이번에 또 실수하지 말고 경찰의 기소 여부를 보고 징계 심의를 개시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윤리위는 이에 대해 "이준석 당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며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가 확산하고 경쟁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밝힌다"고 반박했다.

김병민 비대위원도 BBS라디오에 나와 불송치에 대해 "이준석 승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합한지 모르겠다. 무고죄, 증거인멸 교사에 관한 수사들은 진행되고 있다"며 "당 대표를 지냈던 지도부인데 이런 일로 수사를 받는 상황 자체가 참담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전 대표나 당 모두 추가 확전을 자제하려는 모습도 함께 보인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초 주호영 원내대표나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비대위원 신분에 대한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해왔으나 일단 이를 보류한다는 기조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전날 "주 원내대표가 비대위에 참여하면 비대위원 직무 정지 가처분을 추가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단 보류했다"며 "정진석 위원장과 비대위원 6인에 대한 가처분만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도 이번 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이 재차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추가 비대위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위원장은 21일 "3차 비대위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가처분이 인용되면 "주호영 원톱 체제로 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