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尹, "국회 이XX들" 발언 하루만에 국회에 협력 당부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3 09:19

수정 2022.09.23 09:19

尹대통령, 국회에 "이XX들" 일갈
하루 뒤 SNS에 "국회에 적극적 협력 기대"
비속어 발언 대상이 한국 국회임을 재확인한 듯
尹 기여외교 정책 강한 의지 피력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뉴욕(미국)·토론토(캐나다)=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국회를 향해 "이XX들"이라고 지칭해 논란을 빚은지 하루만에 "글로벌펀드 1억불 공여 추진에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대통령실은 22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중 기존에 알려진 '바이든'이란 단어가 '날리면'이었다고 정정하면서, 윤 대통령이 발언한 '이XX들'을 지칭한 대상이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의회, 즉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정국 경색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은 계획대로 글로벌펀드 1억불 공여 계획을 밝히며 이에 대한 국회 협조를 압박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이동하기 직전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 대한민국 정부는 글로벌 펀드에 1억 불 공여를 약속했다"며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겠다"고 전했다.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펀드의 향후 3년간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한 회의인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것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연대는 구체적 행동이 수반되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다"며 기여외교를 실천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에게 보여준 첫 번째 연대는 70여 년 전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었다"며 "우리 정부의 글로벌 펀드에 1억불 공여 약속은 미국의 60억 불이나 10억불 이상을 약속한 프랑스, 독일, 일본보다는 적지만 이전에 비해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해당 회의 직후 국회에 대한 사적발언으로 '이XX들'이란 비속어를 사용했으나, 이와 별개로 정책 추진 차원에서 국회에 대한 협조를 직접적으로 당부했다.

이같은 정공법은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의 대상이 국회였음을 재확인 시켜주는 동시에 자신의 기여외교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회에서 이XX들'이란 것은 한국 의회인가"라는 질문에 "예, 미국 의회가 아니니까요"라고 답해, 사실상 윤 대통령이 민주당을 겨냥해 비속어를 사용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김 수석은 "순방 외교는 국익을 위해서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라며 "그러나 한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는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라고 말해, 민주당에게 정쟁 프레임으로 반격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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