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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 전단 상황관리…자극 피하면서 '메시지' 의도?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2.4.28/뉴스1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2.4.28/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정부가 23일 탈북민 단체들을 향해 대북 전단(삐라) 살포 자제를 요청하며 살포 시엔 "수사당국이 해당 사항에 대해 조사"한다고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정부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체의 대북 전단 등 살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며 "전단 등 살포행위를 자제해 달라"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의 입장 발표는 기본적으로는 25일 개막하는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앞둔 일종의 상황 관리로 풀이된다.

북한자유주간 동안은 북한인권 등 북한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주제와 관련한 민간단체들의 행보가 예상되고 있다. 대북 정보 유입을 중시하는 단체들이 방한하거나 북한에 대한 전단 살포가 이미 예고된 상태다.

앞서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이 남한에서 보낸 대북 전단이나 물품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보복 조치'를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에도 대북 전단을 문제삼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의 강경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또 지난 2014년에는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포를 발사해 파편이 우리 측 지역에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정부는 북한이 다시 위협적인 조치를 단행해 접경지 거주 주민들에게 물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살포 자제' 요청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북전단금지법에 반대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시 여기는 정부의 기조 하에서도 우리 국민에 대한 실질적 위협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대변인은 이날 통일부의 입장 발표가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 결이 다르다는 지적에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등 살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최우선 의무가 있다"라고 답했다.

정부는 전단 살포가 강행돼 이를 적발할 경우 사법 처리를 할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전단 살포와 관련한 북한의 대응 동향을 정부가 감지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한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 이후 전방 지역 고사포를 전진 배치하는 위협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으론 북한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모든 대화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을 움직이기 위한 나름의 행보 차원이라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대적 투쟁' 기조 하에서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정부가 실질적인 북한의 태도 변화 보다는 나중을 위한 '명분 쌓기'에 더 방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임명 후부터 대북 전단 살포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를 법으로 금지한 지난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는 "헌법적 가치에서 문제가 있다"면서도 "남북관계가 민감한 만큼 민간단체들이 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꾸준히 밝혀 왔다.

이날 정부가 같은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인 것도 대북 주무부처 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대북 전단을 통한 코로나19 유입' 주장은 다시 반박하면서 이날 조치가 '북한 눈치보기'에 의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부대변인은 "북한이 코로나 확산 책임을 대북전단에 전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고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면서 "북한이 사실 왜곡 및 우리 국민들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에 대해서도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물리적 위협 행동을 보일 경우 상응한 조치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