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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미착용' 여성 의문사 시위 격화...최소 31명 사망(종합)

기사내용 요약
2019년 기름값 인상 항의시위 이후 최대 규모
구금 중 심장마비…비평가 "구타 가능성"
대통령 "철저히 조사"…美 도덕경찰 제재
이란, 인터넷 통제…인스타·왓츠앱도 차단
[베를린=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이란 대사관 앞에 모인 국가 저항 평의회 망명 이란인들이 도덕 경찰에 의해 사망한 이란 여성의 사진을 들고 있다. 미국 정부는 히잡 미착용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체포된 뒤 사망한 사건으로 이란 도덕 경찰에 제재를 가했다. 2022.09.23.
[베를린=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이란 대사관 앞에 모인 국가 저항 평의회 망명 이란인들이 도덕 경찰에 의해 사망한 이란 여성의 사진을 들고 있다. 미국 정부는 히잡 미착용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체포된 뒤 사망한 사건으로 이란 도덕 경찰에 제재를 가했다. 2022.09.23.
[서울=뉴시스] 권성근 이승주 기자 = 이란에서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국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가디언, AP통신 등에 따르면 히잡 미착용 여성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로 이란에서 최소 31명이 사망했다.

이번 시위는 마흐사 아미니라는 20대 여성이 히잡으로 머리를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도덕 경찰에 체포·구금된지 3일 만인 지난 16일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그녀가 조사 도중 사망했다며 폭행은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유족은 아미니가 심장 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비평가들은 멍이 들고 피를 흘린 것으로 봐서 구타를 당한 것으로 추측했다.

싱크탱크인 런던 채텀하우스 소속 이란 전문가 사남 바이킬 박사는 "이란 여성들은 1981년 이슬람 혁명 이후 시행된 법에 따라 머리를 가리고 수수한 복장을 해야 한다"며 "지난 40년 동안 이란 여성들은 이 의무에 반대해왔지만, 거리를 순찰하는 도덕경찰이 여성들을 데려와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의 시위는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최소 13개 도시에서 열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란은 시위 확산을 우려해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접속도 차단된 상태다.

[이란=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일반인이 촬영해 AP 통신이 입수한 사진으로 테헤란 시내에서 도덕 경찰에 의해 체포된 여성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인들은 국내에서 몇 안되게 사용 가능한 소설 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자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22.09.23.
[이란=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일반인이 촬영해 AP 통신이 입수한 사진으로 테헤란 시내에서 도덕 경찰에 의해 체포된 여성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인들은 국내에서 몇 안되게 사용 가능한 소설 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자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22.09.23.
현재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차와 물 대포 트럭 등을 파괴하고 최고지도자 이미지를 훼손하는 항의 영상이 여전히 올라온다. 일부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벗어 모닥불에 태우거나 머리를 자르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관련 기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그녀의 가족에 먼저 연락했고 사건을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시위는 정상적이고 수용 가능하다. 시위는 특정 이슈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시위와 기물 파손 등 폭력 행위는 구별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평화적인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폭력을 사용했다"며 22일 도덕 경찰과 이란 고위관리들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이란 정보안전부와 육군 지상군, 기타 사법기관 지도부 등이 포함됐다.

이번 시위는 지난 2019년 치솟는 기름값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테헤란과 이란 일부 도시에서는 23일 금요대예배 이후 또 다른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joo4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