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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C 2022] "트래블룰 성공, 가이드라인·글로벌 협업 필요해"

UDC 2022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산 BPEX 현장 (두나무 제공)
UDC 2022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산 BPEX 현장 (두나무 제공)


(부산=뉴스1) 박소은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 범죄와 건전성 제고를 위한 '트래블룰'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려면 글로벌 공조와 규제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트래블룰의 도입이 블록체인의 기본 정신인 탈중앙화(decentralized)를 막아서는 안되고,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였다.

◇가이드라인 無, 글로벌 공조 必…"신뢰구축 필요해"

23일 부산에서 개최된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UDC 2022)에서는 트래블룰을 중심으로 한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시윤 치아 베리파이바스프 대표가 좌장을 맡았고 숙 이 체르 FTX 싱가포르 최고준법감시인, 닐 크리스티안센 코인베이스 수석고문, 이해붕 두나무 투자자보호센터장, 타릭 에르크 크립토닷컴 부사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해당 세션에서는 트래블룰 도입 과정에서의 어려움, 사업자들의 극복과정, 앞으로의 과제를 주제로 질의응답 및 토론이 이어졌다.

트래블룰은 디지털자산 전송시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송수신자의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디지털자산이라는 신규 자산군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으며, 911테러 등 테러자금이나 범죄자금으로 디지털자산이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원칙이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VASP들은 수년간 트래블룰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고 입을 모았다.

숙 이 체르 FTX 싱가포르 최고준법감시인은 "다양한 지역에서의 서로 다른 트래블룰 요건에 부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라며 "솔루션이 최대한 포괄적일 수 있도록, API 연동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자사와 유사한 방식이 될 수 있도록 해 최대한 비용이나 부담을 줄이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와 당국 간 소통의 부족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해붕 두나무 투자자보호센터장은 "트래블룰 시행을 위한 긴밀한 미팅이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라며 "마련한 방안들이 규제당국의 기대수준을 부합하는 것인지, 어느 정도까지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라고 설명헀다.

특히 사업자가 어느 수준까지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지를 리스크로 꼽았다. 트래블룰을 준수하지 않는 거래에 대해 반환코자 할 때, 디지털자산의 가격이 떨어지거나 오를 경우 어느 정도까지 전달하는 것이 사업자의 책임인지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조작한 정보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확인할 책임이 있는지, 트래블룰이 도입되지 않는 국가의 VASP와 거래시 지원 여부를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등 현안에 대해 토로하기도 헀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를 꼽기도 했다. 이름, 주소 등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한 채널을 통해 전송하는 것이 VASP의 의무인만큼 상대 VASP나 지갑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닐 크리스티안센 코인베이스 수석고문은 "상대방이 하나의 거래소인지 월렛인지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라며 "신뢰구축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SWIFT망 등 글로벌 인프라 필요성도…"탈중앙화 정신 지켜야"

안전한 트래블룰 준수를 위해 그간 진행해 온 노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있었다. 두나무는 특히 베리파이바스프 솔루션의 정확성과 간편성을 강조했다.

이해붕 센터장은 "지갑 소유자가 정말 본인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는 '점유 인증' 기술을 구현했다"라며 "해외 VASP가 트래블룰을 준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복잡하고 부담스러운 작업들이 있는데, 베리파이바스프는 이런 절차를 간소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보다 장기적인 제언도 이어졌다. 기존 금융권에서는 국가 간 신속하고 정확한 금융 거래를 위해 스위프트(SWIFT) 전산망을 도입하고 있다. 금융사 간 직접 돈을 주고받기보다 스위프트 시스템을 통해 결제 요청 메시지를 전달해 안전한 거래를 매개하는 것이다.

숙 이 체르 FTX 준법감시인은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우리 크립토 시자엥도 스위프트 같은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자금의 이동이나 암호자산, 정보 이동에 차질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시윤 치아 베리파이바스프 대표 도한 "연합의 중요성"이라며 "스위프트 단계에 도달하려면 30~40년은 걸리겠지만, 웹3를 통해 전환이 이뤄지기 바란다"라고 말을 보탰다.


패널들은 향후 VASP와 각기 다른 플레이어들 간 긴밀한 협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타릭 에르크 크립토닷컴 부사장은 "트래블룰 업무를 담당하며 탈중앙화의 기본 정신을 잊지 않으려 한다"라며 "기존 금융기관, 금융산업의 문제들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공조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해붕 두나무 투자자보호센터장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금융 또는 디지털자산 생태계 마련 차원에서 법적 명확성을 갖춰주면 좋겠다"라며 "민간 사업자들도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