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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위? 부작위?'…계곡살인 재판부 재차 공소사실 명확한 정리 요구

'계곡살인' 사건의 이은해(왼쪽)·조현수/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계곡살인' 사건의 이은해(왼쪽)·조현수/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계곡살인' 심리를 맡은 재판부가 또다시 검찰에 공소사실과 관련된 명확한 정리를 요구하며 구형을 연기했다.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는 23일 오후 열린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은해씨(31)와 조현수씨(30)의 16차 공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정리를 위해 (결심공판)기일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에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공소사실에 대한 주요 부분을 그대로 둔 채로 피해자인 A씨(사망당시 39세)가 물에 빠진 이후에 피고인과 주변인들의 행동을 정리해서 공소사실을 구성했다"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은 예비적 공소사실로도 넣지 않았는데,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는 배제하는 취지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검찰은 "작위로 판단한다"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법적 판단에 대해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 부분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 검찰이 "피고인 이은해는 피해자의 배우자이고, 조현수는 피해자가 물에 뛰어들도록 유도했다"고 하자, 재판부는 "배우자라고 해서 구조의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공소사실을 정리해 다음 기일까지 의견서로 제출해달라"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에게는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한 기일 속행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추가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입증 취지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며 당초 예정된 결심공판을 미루고 재판을 한 기일 속행했다.

앞서 12차 공판에서도 재판부는 검찰에게 '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한 게 맞는 지 여부를 물었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도 반영해 공소장 변경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 같은 재판부의 요청은 통상 신체적 접촉 등 살인 행위에 있어 직접적 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지만, 검찰이 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하면서다.

공소사실에는 이씨와 조씨는 A씨가 2019년 6월3일 계곡에서 스스로 뛰어 내리도록 해 숨지게 했다고 기재돼 있다. 이로 인해 이씨와 조씨의 살해 행위에 A씨에 대한 신체적 접촉 등 직접적인 행위가 없었기에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적용돼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수년에 걸쳐 A씨를 살해해 보험금 편취 범행을 계획하고, 수차례 시도 끝에 A씨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범행 수법은 수년간에 걸친 심리지배(가스라이팅)가 이용됐다고 분석했다. 스스로 뛰어내리긴 했으나, 심리지배 탓에 강요에 의해 뛰어내리게 해 숨지게 했다는 취지다.

그 근거로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분석 결과를 제시했으며, 이 교수는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씨를 자기도취적 사이코패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작위에 의한 살인죄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에 비해 형량이 훨씬 높다.

이씨 등의 결심공판은 17차 공판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16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 추가 증거 조사와 이씨와 조씨의 피고인 신문만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