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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위장수사 1년]②"FBI는 위장기업도...韓, 법적근거 등 제도적 기반 필요"

기사내용 요약
홍영선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인터뷰
"n번방처럼 신원확인 땐 가상인물 사진 제시 필요"
"민간정보원 역할도 중요…법적 근거 마련됐으면"

홍영선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재판매 및 DB 금지
홍영선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하은 위용성 기자 = "'n번방'처럼 방 참여자의 신분증을 요구할 경우 위장수사관이 실존인물의 신분증을 보여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가상의 인적사항과 그 인적사항으로 가입된 휴대전화, 가상인물의 사진 등 활용할 수 있는 위장수사 도구나 기반이 충분히 갖춰져야 효율적 위장수사가 가능합니다."

24일 아동·청소년 디지털성범죄 위장수사가 시행된 지 1년을 맞은 가운데 대전 지역에서 위장수사를 이끌어온 홍영선(51)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도가 도입된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크지만, 사실 수사관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제약조건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홍 대장은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5년간 남자 아동·청소년에게 접근, 7000여개에 달하는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사강간·추행한 최찬욱(27)을 구속 수사한 인물이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6월 피해자의 사진을 타인의 신체와 합성해 SNS상에서 유포하고 수백여차례 전화와 문자를 걸어 스토킹한 피의자를 구속하기도 했다.

홍 대장은 구체적인 위장수사 기법에 대해선 수사의 밀행성을 이유로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향후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경우엔 직접 운영하는 위장기업이나 위장수사 지원을 위한 협력회사가 있어 수사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주고 있다"고 했다.

홍 대장은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장, 광역수사대 강력팀장, 사이버수사대 사이버수사팀장, 대전둔산서 수사과장을 거쳐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홍 대장과의 일문일답.

-위장수사가 도입된 지 1년이 됐다. 실무에서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은 무엇인가.

"위장수사의 특례규정인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가 허용된 범위는 신분을 숨기고 범행현장에 접근, 증거 및 자료를 수집하는 것부터 신분위장을 위한 문서나 전자기록 등 작성이나 행사, 위장신분을 이용한 계약, 거래, 성착취물 판매 광고까지다. 실무상 가능한 범위와 불가능한 범위에 대해서는 수사기법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 다른 나라의 경우 범의가 없는 사람을 범죄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까지도 위장수사로 포함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범의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를 하는 것까지만 가능하다. 무엇보다 위장수사가 국내법에 처음으로 포함됐다는 점 자체로도 큰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실제 수사를 하는 입장으로서 현재 제도의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보나.

"위장수사 도입으로 기대감이 크지만, 사실 수사관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조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위장수사를 하는 수사관은 자칫 신분이 노출될 경우 신변에 큰 위험이 닥칠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위장수사에 필요한 충분한 도구,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n번방 사건에서도 보듯 참여자의 신분증을 요구할 경우 수사관이 실존인물의 신분증을 보여줄 수는 없지 않나. 가상의 인적사항과 그 인적사항으로 가입된 휴대전화, 가상인물의 사진 등 위장수사 도구나 기반이 충분히 갖춰져야 효율적 위장수사가 가능하다. 현행 제도로도 가능은 하지만 주민등록법 등 타 법령과 충돌소지가 있어 실무적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도 일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위장수사를 위해 경찰이 가상인물의 프로필 사진을 쓰는 가상의 SNS 계정을 만들고 관리하는 기법 등이 필요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예산 등 지원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FBI의 경우엔 직접 운영하는 위장기업이나 위장수사 지원을 위한 협력회사가 있어 수사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주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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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정보원의 역할이 수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사실 n번방 사건을 세상에 드러나게 한 것은 결국 '추적단 불꽃'이었다. 경찰관이 모든 범죄를 다 모니터링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의 제보 등 협력은 필수적이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뿐 아니라 '시청'까지도 처벌하는 규정이 있어 민간영역의 제보가 크게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 위장수사의 주체는 수사기관이지만, n번방 사례와 같이 위장 모니터링(시청) 및 증거수집 행위에 대해 모니터링 주체와 활동기간, 방법 등을 명시해 법적으로 보장을 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물론 마약이나 보이스피싱 수사 분야까지 위장수사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피해가 심각한 범죄 위주로 위장수사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장수사는 일종의 함정수사의 소지가 내포돼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로의 확장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보다는 위장수사의 기반을 먼저 확충해 내실을 충실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up@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