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선의 확장] "교복이 방탄복으로, 교정이 전장으로!" 교육개혁과 디자인

뉴스1

입력 2022.09.24 08:01

수정 2022.09.24 09:50

최희선 디자인 박사. (현)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 뉴스1
최희선 디자인 박사. (현)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 뉴스1


2022년 4월 개최된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서 선보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학생교복도안들' (출처: 조선중앙TV, 국가산업미술전시회장 홍보 영상 캡쳐)ⓒ News1
2022년 4월 개최된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서 선보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학생교복도안들' (출처: 조선중앙TV, 국가산업미술전시회장 홍보 영상 캡쳐)ⓒ News1


2022년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 출품된 '소나무학용품공장의 어린이 크레용과 가위 포장도안'(상)과 '소나무 학생가방도안들'(하) (출처: 조선중앙TV, 국가산업미술전시회장 홍보 영상 캡쳐)ⓒ News1
2022년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 출품된 '소나무학용품공장의 어린이 크레용과 가위 포장도안'(상)과 '소나무 학생가방도안들'(하) (출처: 조선중앙TV, 국가산업미술전시회장 홍보 영상 캡쳐)ⓒ News1


정권수립 70주년인 2018년 6월 14일 북한 정부에서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평양 교원대학에서 시연한 교사 시뮬레이터 활용 사진(상), 2021년 김형직사범대학 부속 보통강구역 세거리고급중학교의 다기능화 교실에서 열린 교원들의 연구 활동 모습(하) (출처: 평양/AP 연합뉴스 재인용(상), 목란 소개편집물(하) 캡쳐)ⓒ News1
정권수립 70주년인 2018년 6월 14일 북한 정부에서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평양 교원대학에서 시연한 교사 시뮬레이터 활용 사진(상), 2021년 김형직사범대학 부속 보통강구역 세거리고급중학교의 다기능화 교실에서 열린 교원들의 연구 활동 모습(하) (출처: 평양/AP 연합뉴스 재인용(상), 목란 소개편집물(하) 캡쳐)ⓒ News1


[편집자주][시선의 확장]은 흔히 '북한 업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북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간 주목 받지 못한 북한의 과학, 건축, 산업 디자인 관련 흥미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서울=뉴스1) 최희선 디자인 박사·중앙대 출강 = 북한의 선전화 구호처럼 들리는 '교복이 방탄복으로, 교정이 전장으로'는 과거 '민주조선'(2006. 4. 12)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 제목은 16년 전 것이지만 지금도 북한 교육 관련 디자인의 10년 성과를 표현하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선전 구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2012년 이후 북측은 학생용 연필, 지우개부터 교복, 가방, 교실, 체육관까지 디자인으로 학교를 새 단장 하면서 사회주의 교육체제 우월성과 집단주의 기풍을 미래 세대에게 각인시키고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전터로 삼았기 때문이다.

내일은 2012년 9월 25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6차 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에 관한 법령'이 발표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 차이며 12년제 의무 교육법 제정 10주기를 맞는 올해 하반기에는 북측의 교육사업 성과를 선전하는 관련 기사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10년 동안 당의 주력사업인 교육 관련 디자인들은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서 단골손님처럼 자주 등장하였다. 디자인 아이템들은 가방, 학용품, 학교 책걸상 등 교구비품부터 소학교~대학생까지의 단계별 교복(동복, 하복) 도안들까지 다양하다. 특히 '소나무'표 학생 가방과 2번이나 리뉴얼된 교복 도안들은 창작가들에 의해 김 위원장의 지도 과정까지 상세히 방송에서 언급되며 북한을 대표하는 '국가디자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북한건축도 교육환경 혁신에 큰 공을 세운 분야이다. 2014년 제14차 5·21건축축전에서는 소학교, 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들 개건 현대화와 대학기숙사 설계가 축전 주제로 다루어지기도 하였다. 본보기학교는 이후 수도 평양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각지에 만들어졌으며, 기존 교실들의 다기능화, 정보화도 추진되었다.

지난 9월 15일 조선중앙통신은 "3·4분기에 들어와 본보기학교 건설과 개건 현대화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2800여 개 교실의 다기능화가 실현되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평양시는 2022년 10여 개 학교의 개건 현대화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평안북도, 함경북도에서는 체육관, 전자도서관, 교사 내부공사와 신의주교원대학, 김정숙교원대학 건설이 마지막 단계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도에서 "전국적으로 5400여 개 학교에 자료통신망도 구축되었다"라고 밝혔는데, 과학기술 교육을 중시하는 북한의 학교들은 앞으로 더 고도화된 '다기능화 교실(스마트 교수학습 환경이 마련된 교실)'을 꾸리기 위해 설계가들과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교육환경의 현대화뿐만 아니라 정보기술을 활용한 교재 개발이나 교수·학습법도 개발하고 있다. 북측은 2018년 6월 외신을 평양의 교원대학에 초청한 자리에서 가상현실(VR) 교실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영어학습지원 프로그램 '무지개'처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과외학습 프로그램도 상용화하여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식을 전하기도 하였다(조선의 오늘, 2021. 5. 12).

2018년 평양 교원대학 방문 당시 상당히 흥미로운 사진이 찍혔는데, 미술교육 수업 중 예비 교원 학생이 포토샵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각 교재를 만드는 장면이 담겼다.
평양의 사범대학에는 도안강좌가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으로는 디자인을 배운 미술과 교원들과 산업미술가들이 북한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을 위해 교육의 흥미를 유발하는 신선한 교재들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2018년 UN은 '세계 교육의 날(1월 24일)'을 지정하며, 인류 평화와 발전을 위한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디자인 덕분만은 아니겠지만 날로 화려해지는 북한의 교육이 내부 성장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에도 기여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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