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독일까 득일까' 62% 반대에도 아베 국장 강행, 기시다 운명은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5 14:07

수정 2022.09.25 14:07

내각 지지율 20%대 추락, 심리적 마지노선 목전
국민 반대에도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 지지 호소 차원 해석
제77회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제77회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27일 치러지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이번주 운명의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고물가와 저임금으로 국민경제가 갈수록 팍팍해져 지지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20% 대까지 추락했지만, 기시다 내각은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결국 강행키로 했다. 이번주 국장 이후 지지율과 정세 국면에 따라 향후 기시다 내각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일본 정부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 국장 참석을 위해 방일하는 외국 주요 인사는 700여명 안팎으로 파악된다.
이 중 기시다 총리와 회담하는 인사는 3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국장에는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각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우리 정부를 대표해 27~28일 1박2일 일정으로 도쿄를 방문한다. 한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별세에 대한 애도를 표명하고 기시다 총리, 해리스 미 부통령, 일본 정·관계 및 재계 주요 인사 등을 만날 계획이다.

이번 국장은 기시다 내각이 지지율이 20% 대까지 떨어져 위기 속에 진행되는 국가 행사라 더욱 주목된다. 최근 마이니치신문사와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29%, 자민당 지지율도 23%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일본 국민 62%(마이니치신문사·사회조사연구센터 여론조사)는 약 162억원의 혈세가 소요되는 아베 국장에 반대하며 기시다 내각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23일 일본 도쿄의 한 공원에서 한 남성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에 반대하는 포스터를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23일 일본 도쿄의 한 공원에서 한 남성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에 반대하는 포스터를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그럼에도 기시다가 국장을 강행하는 것은 '아베의 후광' 때문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자민당 내 정치 기반이 약한 기시다가 여전히 막강한 아베 파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여론조사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총리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일본의 내각제에서 지지율은 지속가능한 정권의 기준으로 통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일본은 내각 지지율이 10% 대로 떨어지면 당연한 교체 수순이며 20% 대에서도 수 많은 내각이 짐을 싸는 역사가 있었다.

잦은 내각 교체는 우리 정부에게도 리스크 요인이다. 주변국의 정권 교체는 국내 정책은 물론 대외 정책에도 유연한 대응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정부 출범으로 한일 관계의 화해 무드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기시다 내각이 탈락되고 강경파가 들어서게 된다면,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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