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청라 규제 풀렸지만 매수 문의 없어" [현장르포]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5 18:13

수정 2022.09.26 10:50

조용한 청라 중개업소
투기과열 해제에도 매물 그대로
실수요자 "일단 관망" 기조 여전
매매·청약 수요 살아나기 힘들듯
【파이낸셜뉴스 청라(인천)=김아름 최용준기자】 "규제완화에도 부동산 경기가 안좋으니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조정지역이 해제되면 모를까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피부로 와닿지 않습니다."

25일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발표된지 사흘이 지났지만 인천 서구 청라지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대부분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그나마 계약이 있는 일부 중개업소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청라에 위치한 A공인 관계자는 "실제 내일부터 규제 완화가 적용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전월세 수요는 있어도 매매 수요는 거의 없다. 포털에 올라온 매물들과 비교해 실제 호가는 매우 낮으며 2년 전 가격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실제 투기과열지구 해제에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
인근의 다른 공개업소 관계자는 "아직까진 매물 회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청라는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해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여전히 묶여있기 때문에 대출이 조금 더 나올 뿐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완화된 세종시 역시 매매와 청약 수요가 당장 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세종시에 위치한 에스공인중개사 심상보 대표는 "세종은 일부 아파트 분양의 경우 분양가보다 급매로 나오는 가격이 더 싸다"며 "금리 때문에 매수세가 살아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시는 수성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매수 문의는 잠잠한 상황이다. 대구시 수성구의 빛과소금 공인중개사 송재영 소장은 "수성구 내에서 범어동과 만촌동은 가격이 급등하고 호가가 30억원을 오가는 비싼 지역"이라며 "다만 이를 제외한 지역에는 5억원도 안하는 아파트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는 규제지역을 해제해도 입주 물량이 향후 계속 있어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도 조정대상지역 해제에도 시장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 소재 B공인중개사는 "아직은 조용하다. 동두천시 거래량이 현재 바닥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앞으로 다주택자의 추가 매수는 있을 것 같다"며 "1주택자가 추가로 집을 사는 경우 조정대상지역은 8%의 무거운 취득세를 내야 하지만, 비조정대상지역이라면 2채까지는 취득세 중과세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의 C공인중개사는 "파주 운정신도시 쪽도 대부분 관망세로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규제지역 해제가 얼어붙은 매수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수도권보다 지방에 집중된 데다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을 고려치 않고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출 이자부담과 주택시장의 거래활력 저하로 비규제 및 저평가지역을 찾아다니는 외지인 주택 매입이 줄었고 매입 실익도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과거처럼 낮은 규제의 틈새를 찾아 유입되던 공시가격 1~3억 이하 소액 주택 거래나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를 노리는 투기적 가수요, 전세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 등의 움직임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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