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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뉴욕 발언'부터 대통령실 해명까지 16시간…무슨 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9.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9.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9.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9.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이 정국을 집어삼킨 가운데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대통령실이 해명을 늦게 내놓은 것이 사태 수습을 지연시켰다는 지적이 28일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문제의 발언이 나온 뒤부터 대통령실이 "바이든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놓기까지 16시간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그 시간 상황 진화에 적극 나서지 않았고 "그냥 방치"했다고 날을 세웠다. 16시간동안 뉴욕과 용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날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 현장을 나서면서 발언을 한 것은 현지시간 21일 오후 5시20분 정도로 추정된다. 현장 영상을 받아본 현지 취재 기자들이 문제의 발언을 인지한 것은 7시40분께였다. 프레스센터에 있던 대외협력비서관실 직원들이 이 상황을 전해들었고 기자단과 해당 영상을 함께 확인했다.

현지 참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글이 돌았고, 그것을 읽은 다음에 영상을 보니 정말 '바이든'처럼 들렸다"고 했다.

대외협력비서관실은 기자단에게 해당 영상 보도를 잠시 유예해줄 것을 요청했다. 엠바고(보도 유예)는 오후 8시40분쯤 해제될 예정이었지만, 대통령의 공식석상 발언이 아닌 만큼 대통령실이 진의를 판단하기까지 보도를 조금 더 유예해달라는 취지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9시7분쯤 MBC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고 영상을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에 집중해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급반전된 것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 윤 대통령에게도 상황이 공유되면서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오후 8시 시작된 마이클 블룸버그 유엔 기후행동 특사와의 만찬에 참석하느라 비교적 늦게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만찬 전까지 약 3시간동안 뉴욕대를 방문하고 바이든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 참석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모든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MBC보도를 보고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있었던 참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보통 지나가면서 한 말은, 워딩(표현)은 정확하게 기억을 못하더라도 정황은 알지 않나. 근데 (대통령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이 미국 의회를 '국회'라고 지칭하는 표현을 "평생 써본 적이 없"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서 60억달러씩 공여하고 미국 의회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탁탁 진행을 해주는 나라인데 바이든을 왜 걱정하겠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MBC 자막이 논리적으로 안 맞다며 "이상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과 함께 있던 한 참모는 "깜짝 놀랐다. 그때 영상을 처음 다시 봤다"며 "그런데 자세히 들으니까 (바이든이) 아니더라. 그래서 한국에 연락했다"고 회상했다. 이때가 현지시간 21일 밤 12시께, 한국시간 22일 오후 1시쯤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이처럼 '바이든'이 아닐 가능성을 뒤늦게야 인지한 것이 '각인 효과'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정 단어 '바이든'을 생각하고 들으니 정말 그렇게 들렸다는 것이다.

뉴욕으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은 용산 참모들은 소리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맡겼다. '바이든'으로 들렸던 부분은 'ㅂ'이 아니라 'ㄴ' 발음이고 이는 '날리믄('날리면'의 사투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를 전해받았다고 한다. '승인 안 해주면'이 아니라 '승인 안 해주고'일 가능성이 100%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참모는 "그것으로 우리가 바이든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게됐고, 그럼 바이든이 아니고 무슨 단어인지가 다음 단계였다"며 "대통령의 기억은 확실하지 않은데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이 납득을 할 수 있는 단어와 맥락이어야 했다. 그러려면 당시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그 과정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통령실이 막 분주해진 시각, 공교롭게도 김성한 안보실장 브리핑이 계획돼 있었다. 김 실장은 21일 밤 12시10분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음성) 진위 여부도 판명해봐야 한다", "공적 발언이 아닌 사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아닐 가능성은 언급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시간과 상황을 종합할 때 김 실장의 당시 답변은 최선이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새벽1시쯤 브리핑이 끝나고 뉴욕이 잠들어있는 동안 한낮이었던 한국에서는 '바이든'이 기정사실로 전파됐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보면 그때가 골든타임이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현지시간 22일 오전 9시45분쯤 프레스센터를 찾아 해명 브리핑을 했다. 윤 대통령이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재정기여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을 염려하며 대한민국 국회의 '승인'을 걱정했고, 이같은 맥락에서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이 아니라 '승인 안해주고 날리면'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속어 XX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도, 참모도 아직까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뉴욕에서 참모들에게 "XX라고 말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실은 '지나가는 단어'였던 만큼 XX일 가능성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박수영·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사태 직후부터 해당 부분이 비속어가 아니고 '사람'이라고 주장했지만 대통령실과의 별도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비속어 논란이 본질이 아니다"라며 "XX가 정말 맞다면 대통령께서 거친 언어를 쓰신 것에 대해 당연히 국민께 유감 표명을 하실 것이지만 그건 이다음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명이 늦었고 아무것도 안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지만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시차도 있고 너무 큰 사안이었던 만큼 빠른 해명만이 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