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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떠는 항·배·석·철… 수천억대 환손실 위기

3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 1337원
원자재 가격까지 올라 ‘직격탄’
환율 10% 오르면 LG화학 1669억
아시아나는 3586억 환손실 예상
강달러에 떠는 항·배·석·철… 수천억대 환손실 위기
3·4분기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6% 급등하면서 항공·배터리·석유화학·철강 등 4대 업종이 환율 최대 피해 업종으로 떠올랐다. 가뜩이나 업황이 불안한 이들 업종은 당장 강달러 여파로 3·4분기 환율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배터리, 3분기 환손실 수천억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7일 기준 3·4분기 일평균 원·달러 환율은 1337.48원으로 2·4분기 1261.55원 대비 6% 올랐다. 2·4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 1일 121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올라 지난 27일에는 1421.5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여기에 고금리, 고물가까지 겹치며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항공·배터리·석유화학·철강업계는 원자재를 대부분 달러로 수입해 타격이 더 크다.

항공기 리스비, 항공유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업계는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사들의 자체 추산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상반기 기준 환율이 5% 오르면 외화금융부채가 166억원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 10%가 오르면 3586억원, 티웨이항공 335억원, 에어부산 814억원의 환손실이 예상됐다. 항공업계는 2·4분기 화물 운송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도를 제외하고는 3·4분기에도 대부분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투자를 늘린 배터리업계도 발등의 불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적인 해외투자를 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환율 10% 상승시 1638억원, 5% 상승시 73억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한 대형 배터리사 관계자는 "배터리도 수출업종이라 환율이 오르면 호재로 알려져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너무 올라 사실상 호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석화·철강, 환 헷지도 역부족

석유화학업계와 철강업계도 울상이다. 석유화학업계 대부분은 석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를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모두 달러로 사들인다. 이달 초 나프타 가격은 t당 64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600달러 후반대로 상승하고 있다. LG화학은 환율이 10% 오르면 1669억원, 금호석유화학은 85억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은 1% 상승시 21억원의 손해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판매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는 해외에서 원자재를 달러로 사와 국내에서 원화로 팔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피해가 커진다. 현대제철의 경우 상반기 기준 86.9%가 국내 매출이었다. 포스코도 같은 기간 절반 이상인 59.9%가 국내 매출이다.

이들 기업들은 환변동보험, 선물계약 등을 통해 나름대로 헷징(위험회피)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환율이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9월 들어 환율이 하락 마감을 한 날은 이틀에 불과하다.
28일에도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이들 업계 실적 부진이 3·4분기를 넘어 4·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수출기업들은 대부분 원자재를 수입하고 중간재, 완제품 등을 만들어서 파는데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환율과 금리가 오르면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경기침체로 이어져 기업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