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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담대 묶는 저축銀…상상인도 사실상 중단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9 18:25

수정 2022.09.29 23:06

금리 빠르게 오르자 건전성 관리
중·저신용자들 대출절벽 내몰려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자 저축은행들이 개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본격 나섰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저축은행의 조달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부실을 우려해 충당금 확보를 촉구해 왔다. 당국의 압박에 저축은행들이 '주담대 중단'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줄을 죄면서 저신용자들의 대출문턱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5월부터 사실상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않고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비롯한 다수의 저축은행도 주담대 비중을 줄이고 있다.


그간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풀리면서 저금리 시대에 많은 자영업자들이 주담대 등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이용해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상상인을 비롯한 대형 저축은행 10개사(총자산액 기준)의 올해 3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금은 전년동기(8조3835억원) 대비 약 72.5% 증가한 14조4636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상승으로 저축은행들의 조달부담이 커지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의 충당금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 고위험 다중채무자에 대한 충당금 기준 상향을 추진 중이다. 가령 5~6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에 대해선 충당금 요적립률의 130%를 쌓도록 하고, 7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150%를 적립하도록 하는 식이다. 지난 4월 업계 5위인 페퍼저축은행의 1000억원대 불법 '작업대출'이 적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 달리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해 수신으로 여신 관련 자금 대부분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대폭 올려 저축은행만의 경쟁력이 약해져 가는 상황에서 여신 취급마저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계대출이 묶이고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저축은행이 늘어날수록 중저신용자가 돈을 빌릴 곳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저축은행의 저신용자(가계대출 금리 연 16% 초과 차주) 비중은 34.4%로, 지난달 35.4% 대비 1.0%p 감소했다.
전년동기(51.6%)와 비교하면 무려 17.2%p 줄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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