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기자수첩] 치솟는 금리, 수렁에 빠진 서민

[기자수첩] 치솟는 금리, 수렁에 빠진 서민
중소기업 직원 A씨는 이달 들어 매주 10만원씩만 생활비로 사용하기로 했다. 월급은 동결되고 물가는 오른 상황에서 퇴사 압박을 받을 정도로 경기도 나빠졌기 때문이다. 외벌이인 A씨는 값싸게 구매한 식재료로 밥을 해먹으며 생활비를 줄이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최저가로 먹고 숨만 쉬면서 사는 것'이라는 A씨는 그래도 주택담보대출이 고정금리인 게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B씨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금리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감자탕집을 열었던 B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고, 급격히 오른 물가에 A씨와 같이 생활비를 줄이고, 더 나아가서는 아예 돈을 쓰지 않는 '무지출챌린지'까지 유행하면서 6개월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초기 투자비용 5000만원을 모두 날리고, 1억5000만원의 빚만 얻은 B씨는 현재 이자만 내면서 버티고 있는데, 매달 조금씩 오른 이자는 이제 두배가 됐다.

프리랜서 C씨는 우울증 상담을 고려 중이다. 지난해 '영끌'로 집을 산 그는 건강상 이유로 일을 쉬고 싶은데, 대출금이 연체될 우려에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B씨처럼 이자만 갚는 것이 아니라 원금까지 같이 상환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치솟는 집값에 조급함을 느껴 실거주용 집을 샀다는 C씨는 본인이 매수한 가격보다 수천만원 떨어진 매물이 나온 것을 보고 우울감이 더 심해졌다.

급랭하고 있는 경기를 실감할 수 있는 사례가 주변에서 쏟아지고 있다. 주로 취재하는 분야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라 돈줄이 말라가고 있는 위기 상황을 더 빨리 더욱 생생하게 보고 듣게 된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서라도 계속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불어난 이자에 몰려 벼랑 끝에 선 서민을 위한 정책은 공적 대출 만기연장이나 상환유예 조치 기한 연기 정도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728만6023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한다.
중소기업 종사자는 1754만1182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의 81.3%에 해당한다. 국민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이들이 생활전선에서 느끼는 경기 하락의 골은 더 깊다. 전보다 훨씬 춥게 느껴질 겨울을 앞둔 내 가족, 친구, 동료를 도와줄 대안과 조치가 절실하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중기생경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