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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참사 앞에서… 아쉬움 남은 서울시 행보

[기자수첩] 참사 앞에서… 아쉬움 남은 서울시 행보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수개월간 서울시청을 다니며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 공무원들의 행보를 지켜봤기에 더욱 그렇다. 지방선거 때도, 집중호우 때도 오 시장과 그의 참모들이 순간순간 마주하는 어려움들을 꽤나 잘 넘겨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를 마주한 그들의 모습은 이전과 사뭇 달랐다. 그들은 문제를 직접 마주하고 해결하기보다는 '책임 소재'를 운운하기 시작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에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를 이유로, 시 소속 안전지원과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땐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을 이유로 서울시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참사 직후부터 그랬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가릴 때 서울시는 줄곧 애매하게 한발 빠져 있었다. 서울시는 핼러윈 축제가 '주최자' 없는 자발적 행사였다는 점을 방패 삼아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그 덕인지는 몰라도 오 시장은 윤희근 경찰청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을 향한 사퇴론·경질론이 줄줄이 제기됐을 때 한발 비켜나 있었다. "서울시가 허술한 법망을 이용해 책임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조직원의 죽음 앞에서도 그랬다. 지난 11일 안전총괄실 안전지원과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경찰은 해당 공무원의 죽음이 이태원 참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시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했다. 이후 그가 재난 심리 회복 지원과 축제 안전관리계획 심의 업무를 담당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서울시는 "경찰을 통해 전해진 내용이 시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해당 공무원이 맡았던 업무가 참사와 무관하다는 내용을 알린 바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고인을 알고 있었던 직장 동료들은 물론 고인을 알지 못하는 서울시 공무원들까지 분통을 터뜨렸다. 이 중엔 사태 수습에 밤낮없이 애쓰는 직원들도 포함됐을 터다. 고인이 된 안전지원과장의 아내 역시 서울시를 위해 헌신해온 시청 소속 공무원이라고 한다. 책임에 대한 두려움에 고인이 된 이와 그의 가족들에게 두 번째 상처를 안긴 셈이다.

참사 발생 3주째인 지난 한 주,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끊임없이 사과하고 계속해서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참사 이후 언급했던 '무한한 책임'도 또 한 번 입에 올렸다. 안전에의 '전력투구'를 약속한 셈이다. 민선8기의 기치로 '동행'을 내건 서울시가 '안전과의 동행'에도 성공하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전국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