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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비판’ 혐의로 이란 유명 축구선수 체포...월드컵 대표팀에 경고?

이란 당국에 체포된 부리아 가푸리. (Photo by AFP)
이란 당국에 체포된 부리아 가푸리. (Photo by AFP)
[파이낸셜뉴스]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로도 뛰었던 이란의 유명 축구선수 부리아 가푸리가 이란 정권을 비판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이란 정부가 가푸리를 체포한 것이 현재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경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 AFP통신 등은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 통신을 인용해 '풀라드 후제스탄' 소속 가푸리(35)가 이날 정부와 축구 국가대표팀을 모욕하고 반체제 선전을 한 혐의로 이란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가푸리는 이번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되지는 않았지만, 과거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란의 간판 수비수다. 가디언은 가푸리가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가푸리가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쿠르드인을 죽이는 것을 멈춰라!”라며 “쿠르드족은 이란 그 자체이며 쿠르드족을 죽이는 것은 이란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글을 게시했다고 전했다.

이란에선 쿠르드족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의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가푸리 역시 아미니와 같은 쿠르드족 출신으로 알려졌다.

가푸리는 자신의 SNS에서 축구 경기에서의 여성 관중 금지를 비판하고 이란 서부 쿠르디스탄 지역 시위에 대한 폭력적인 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 자바드 자리프 전 이란 외무장관을 비판한 혐의로 구금된 바 있다.

또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역시 올해 초 가푸리를 겨냥하며 “자신들의 직업을 즐기고 좋아하는 스포츠를 하는 등 우리나라의 평화와 안보로부터 혜택을 입는 일부 사람들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유명 축구선수의 체포 소식은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국가를 제창하지 않아 논란이 된 가운데 알려졌다.

지난 20일 잉글랜드전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은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고 침묵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잉글랜드와 1차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는 이란 선수들. (AP Photo/Martin Meissner)
잉글랜드와 1차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는 이란 선수들. (AP Photo/Martin Meissner)
가디언은 가푸리의 체포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고 있는 이란 축구 대표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이란은 25일 웨일즈와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가푸리의 체포는 이란 대표 선수들에게 항의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