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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거리응원 경기만큼 빛났다…'안전·청소' 성숙한 시민의식(종합)

24일 오후 10시30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1200여명(붉은악마 인천지회 추산)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2022.11.24/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24일 오후 10시30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1200여명(붉은악마 인천지회 추산)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2022.11.24/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거리응원을 마치고 쓰레기를 치우며 질서있게 귀가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거리응원을 마치고 쓰레기를 치우며 질서있게 귀가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거리응원은 승부만큼이나 빛났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혼잡 경계감이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승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최 측과 경찰의 사전대응도 합격점을 받았다.

24일 오후 11시58분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가 스피커로 울려 퍼졌다.

일부 축구팬이 아쉬운 마음에 응원봉을 흔들며 응원가 '승리를 위하여'를 부르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자리를 더 지키려 하다가 경찰의 안내에 따라 이내 질서정연하게 퇴장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은 다섯 구역으로 나눠졌는데 광화문역과 가까운 5구역부터 역차순으로 퇴장했다.

시민들이 빠져나간 뒤 광장은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치킨, 떡볶이 등 음식과 주류 용기, 머리띠, 태극기 등 버려진 응원용품도 있었다.

그러자 시민들은 파란색 큰 봉투를 들고 광장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주웠다. 환경미화원과 함께 응원 장소를 벗어난 곳에서까지 쓰레기를 줍기도 했다.

남편과 함께 거리응원을 나온 직장인 김희주씨(44·여)는 "퇴장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눈에 띄는 빈 병을 다 치웠다"며 "다들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친구들과 함께 나온 장민우(32)씨는 "거리응원 문화에는 경기 후 시민의식도 포함된다"며 "거리응원 자리에 쓰레기가 쌓이고 그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간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학생 이인주(29·여)씨도 "거리응원 후 다 같이 쓰레기 치우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며 "거리응원의 열기가 아직 뜨거운데 쓰레기를 함께 치우며 다른 사람과 대화하니 여운도 남고 좋다"고 말했다.

청소미화원 A씨는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온 시민이 적지 않았다"며 "시민들이 협조를 잘 해줘 오늘은 쓰레기 자체가 많이 안나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은 환경미화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귀가했다.

이날 광화문 거리응원에는 2만명(주최 측 추산) 이상이 몰렸으나 큰 혼란은 없었다. 경찰은 거리응원 시작 전 철제 펜스로 광장을 5개 구역으로 나눠 인파를 분산했고 수시로 호루라기를 불면서 시민들의 이동을 살폈다. 이 자리에는 경찰관 41명과 기동대 등 경찰력 730명이 배치됐다.

주최 측도 인파를 분산하기 위해 광장 맨 앞 본무대 외에도 100m 간격으로 300인치 스크린 2개를 설치했다.

이 자리에 온 축구팬들은 28일 열리는 가나전 거리응원에 또 나오겠다고 입을 모았다. 주부 강한민(36·여)씨는 "아이가 거리응원을 처음 보고 좋아해 뿌듯하다"며 "2002월드컵 때 감동이 다시 생각난다"고 웃어보였다.


대학생 조유민씨(20·여)도 "이태원 참사를 생각하면 걱정이 됐는데 막상 거리응원을 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가나전 때는 동생들과 함께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가나전이 열리는 28일 오후10시에는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나전의 구체적인 인파 관리 방안은 경기 전날에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