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예산안·이상민 해임 요구…'강대강' 대통령실vs거야, 정국 꽁꽁

뉴스1

입력 2022.11.28 05:31

수정 2022.11.28 08:39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4박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친 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2.11.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4박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친 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2.11.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한재준 박혜연 기자 = 대통령실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불응시 해임건의안 등의 행동에 나서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을 경우 예고한 대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나아가 탄핵소추안 카드까지 고려한다는 입장이어서 대통령실과 거대 야당 간 정면 충돌은 상당 기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8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명백한 진상을 확인한 후에 책임 소재를 밝히고 각각의 책임자의 범위에 맞춰서 조치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말한다"며 경찰 등 수사기관의 조사 또는 국정조사 결과 이후에 책임자를 문책하겠단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국정조사 계획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민주당이 이 장관의 해임 건의안 등을 운운하는 행태는 명백한 '정치 공세'라고 규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여당이 수용했고,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정치 공세이자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국정조사를 합의한 것 자체를 못마땅해하는 상황이어서 답답함이 큰 모습이다.

또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너무 성급하게 국정조사에 합의한 게 아닌가 싶다"며 "국정조사를 합의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들고 나오는 민주당의 모습은 예견된 것이었다. 예산안 처리도 닷새밖에 남지 않았는데 우리가 과연 얻을 게 무엇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선(先)조사결과 후(後)조치' 기조는 절대 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넘어올 경우 박진 외교부 장관 때처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유력하다.

대통령실의 분위기와 달리 민주당은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헌법상 국무위원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발의·의결할 수 있다. 민주당이 169석을 확보한 만큼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모두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탄핵소추안은 부결될 시 민주당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수 있는 만큼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치 영역에서 풀 수 있는 건 정치 영역에서 풀자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모든 것을 법의 판단에 맡기는 건 비정상적인 것 같다"고 '해임건의안'에 힘을 실었지만,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국무위원 직무가 정지된단 점에서 해임건의안보다는 파급력이 크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견수렴을 거쳐 당 방침을 정하고 발의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법정기한 12월2일)와 별개로 이 장관 거취에 대한 움직임을 취할 방침이다.


그러나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 처리될 가능성은 상당히 작은 편이어서 정국은 예산안과 국정조사, 이 장관 해임건의안 등이 얽혀 돌아가며 계속해서 얼어붙을 전망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