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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퀄컴 물량 다시 받는다..갤S23 적용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8 16:31

수정 2022.11.28 16:31

퀄컴 '스냅드래곤 8 2세대'. 퀄컴 제공
퀄컴 '스냅드래곤 8 2세대'. 퀄컴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최대 고객사였던 퀄컴의 귀환으로 5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분야의 대형 고객사 재확보 물꼬를 텄다. 삼성전자는 최대 고심거리였던 4·5나노 공정 수율(양품 비율) 안정과 3나노 시장 선점을 발판 삼아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8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3 시리즈에 전량 탑재되는 퀄컴의 최신 플래그십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 2세대' 칩의 성능 개선 버전 물량 일부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생산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팁스터(정보유출자) 'RGcloudS'를 인용해 퀄컴이 스냅드래곤 8 2세대 생산물량을 전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각각 발주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스냅드래곤 8 2세대가 스탠다드(일반) 버전과 커스텀(성능 향상) 버전으로 각각 출시되는데, 삼성전자는 이 중 커스텀 버전의 생산을 맡을 것으로 봤다. 두 버전은 각각 TSMC와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전작인 갤럭시S22 시리즈의 경우 삼성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한 '엑시노스2200'과 '스냅드래곤 8 1세대'가 지역에 따라 나눠 탑재된 것과 달리 갤럭시S23에 퀄컴 칩을 전량 탑재하는 대신 삼성 파운드리가 일부 생산물량을 받는 전략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삼성 파운드리로 돌아온 퀄컴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퀄컴은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만든 스냅드래곤 8 1세대가 수율 문제 등에 성능이 기대보다 미치지 못하자 TSMC로 물량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퀄컴의 물량 발주는 갤럭시S23에 스냅드래곤 8 2세대 전량 탑재라는 삼성의 당근에 화답하면서도 삼성 파운드리의 수율 개선 등 삼성의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인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5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양산 능력에 의구심을 품으며 엔비디아, IBM 등 이탈한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와 다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5나노 이하 공정 수율 개선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 차기 격전지인 3나노 양산에 TSMC보다 먼저 성공하면서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에서 고객사 확보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3·4분기 분기보고서에서 "4나노 2세대 제품의 안정적인 개발 수율과 5나노 제품의 성숙 수율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첫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4·5나노 수율 안정화 및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양산 선점 등 기술력과 지속적인 수요 확보, 가격 정책을 통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다운턴(하강 국면) 시기를 기술경쟁력 제고, 응용 다변화, 미래준비 등 사업구조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AP 점유율 확대라는 목표로만 접근해 삼성 파운드리에 물량을 맡기는 건 오히려 사업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일"이라며 "고객사의 우려를 뒤집을 만큼 삼성 파운드리 기술력이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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