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단독]2월말 전대 보고한 친윤계, 尹대통령도 승인했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9 05:00

수정 2022.11.29 05:00

비대위 전 친윤 핵심 4인방과 만찬한 尹
2월말 전대 개최안 보고 받고 재가
정진석 만찬 1시간 전 尹대통령 독대
5월 전대 의견 냈지만, 尹 '부정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 참석하며 정진석 당시 국회부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 참석하며 정진석 당시 국회부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여당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친윤석열계 핵심들로부터 내년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2말3초(2월 말 3월 초)로 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독대에서 내년 5월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을 내놨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윤 대통령이 차기 전대 시기를 내년 2월은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친윤계 그룹 보고에 힘을 실어주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출 시기는 비대위 임기 직전인 내년 2월 말이 유력해 보인다.

지난주 당 비대위와의 만찬 이전에 윤 대통령이 친윤계 핵심 4인방인 권성동, 장제원, 이철규, 윤한홍 의원을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부부동반 만찬을 가진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친윤, 尹에 2말3초 전대 개최안 보고

28일 복수의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친윤계에선 최근 윤 대통령 측에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기인 내년 3월 13일 전에 전대를 마쳐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를 올렸다.

친윤계 의원들은 가급적 내년 2월 내로 전대를 열어 차기 당권 이슈를 정리해야 안정적인 당정 관계 구축과 2024년 총선정국 대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친윤계에서 내년 2말3초 전대 개최 의견을 피력해왔지만, 윤 대통령 측에 근거와 필요성을 담아 보고를 올린 것은 그만큼 빠른 시일 내에 전대를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란 설명이다.

또 일반국민 여론조사보다 당원 투표비율을 높이는 등 당심을 많이 반영할 방안도 담겨 전대 개최와 관련, 다른 세부안도 윤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반 민심반영도에서 우위를 보였던 이준석 전 대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인 윤 대통령은 이를 재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친윤계에서 내용을 종합해 전대를 비대위 임기연장 없이 내년 3월 전에 당을 수습할 수 있는 방안이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재가를 받았다"며 "이후 조속히 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당부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오른쪽) 당시 인수위원장이 지난 5월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오른쪽) 당시 인수위원장이 지난 5월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尹과 독대한 정진석, 5월 전대 제시했으나..

윤 대통령이 친윤계의 보고에 힘을 실어준 것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내년 전대 시기를 5말6초로 제시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25일 당 비대위와 만찬회동 전 윤 대통령과 정 위원장이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 위원장이 내년 전대를 5월 말 또는 6월에 열 것을 건의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 위원장의 이 같은 의견을 들은 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에둘러 부정적 의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2말3초 전대 개최에 더욱 힘이 실렸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비대위와의 만찬 전인 지난 23일 이전 친윤계 핵심 4인방(권성동, 장제원, 이철규, 윤한홍)들과 부부동반 만찬을 가지면서 전대 시나리오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 만큼, 정 위원장의 제안은 반영되지 못할 분위기 였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들 친윤계 핵심 의원들과 차기 당대표를 뽑을 전대 절차와 구도에 대한 교통정리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 뒤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경선을 치를 당시부터 함께 했던 최측근 인사들이다.

윤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기 위해선 차기 당 대표와 윤 대통령간 원활한 협력이 필요한 만큼 친윤계 의원들이 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가급적 전대시기를 빨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는 관측이다. 이밖에도 차기 당 대표 하마평에 오른 당권주자들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여당 내부 정치지형과 거리두기를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겠다는 기존 대통령실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여권 내 비윤계 그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공세도 예상되고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