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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내부거래액 218조…현대重·현대車 내부거래 비중 증가

뉴스1

입력 2022.12.01 12:18

수정 2022.12.01 12:18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및 상표권거래 현황 공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및 상표권거래 현황 공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 News1 장수영
ⓒ News1 장수영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올해 대기업 집단의 계열회사간 거래 규모가 2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가 있는 국내 상위 10대 기업 중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총수 2세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산업군으로는 물류와 IT서비스 분야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76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11.6%, 내부거래 금액은 218조원으로 지난해(11.4%, 183조5000억원) 대비 0.2%포인트(p), 34조5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신규 지정 집단 8개가 추가로 지정되면서 전체 내부거래 금액은 늘었으나, 비중은 그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155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조5000억원 증가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13.1%에서 12.9%로 0.2%p 줄었다.

대부분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한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7.6%에서 18.9%로 1.3%p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1.2%에서 21.4%로 0.2%p 늘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6~2018년 진행된 분사로 기존 사업부 간 거래가 계열사 간 거래로 전환된 후 내부거래 비중이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신차, 친환경차, 고급차 판매 증가에 따라 완성차 제조회사–부품 제조회사 간 내부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다.

76개 기업집단 전체로 보면, 올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집단은 쿠팡(7.4%p), DL(5.1%p), 셀트리온(3.9%p) 순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의 양(+)의 상관관계는 전년 대비 다소 완화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이상인 소속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8.6%, 30%이상 11.7%, 50%이상 16.5%, 100%는 23.7%다.

총수 2세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 대비 3.4%p 감소(22.7%→19.3%)했지만, 비중 자체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미만인 회사보다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7.9%p 높았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9.3%, 30% 이상 20.5%, 50% 이상 21.2%, 100%는 29.3%다.

법 개정으로 인해 올해 특수관계인 부당이익제공 행위 관련 규제대상 회사는 66개 집단 소속 835개사로 전년(57개 집단, 265개사) 보다 570개사(3.15배) 증가했다.

규제대상 회사(664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9.7%로 총수 있는 집단 전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 11.4%에 비해 1.7%p 낮게 나타났다. 이 중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2.1%로 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 7.6%에 비해 4.5%p 높았다.

규제대상 회사의 계열회사 간 거래(30조8000억원) 중 91.1%(28조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 비중은 비상장사(95.7%)가 상장사(84.9%) 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기업집단의 물류업, IT서비스업 내부거래 현황이 추가로 공개됐다.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31개 기업집단이 물류 매출 현황을 공시했다. 이들 집단의 물류 내부매출액(계열회사에 대한 물류 매출액)은 12조3000억원이며, 물류 회사의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매출액의 비중은 49.6%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물류 내부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쿠팡(100%), 농협(100%), 한라(100%), 하이트진로(99.6%), 농심(96.1%) 순이다. 물류 내부매출액 중 최소 92.2%(11조4000억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47개 기업집단은 IT서비스 매출 현황을 공시했다. 이들 집단의 IT서비스 내부매출액은 13조1000억원이며, IT서비스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매출액의 비중은 68.3%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IT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이 100%인 기업집단은 현대백화점, 농심, 동원, 오케이금융그룹, 쿠팡이다. IT서비스 내부매출액 중 최소 76.5%(9조9000억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물류·IT 서비스 분야에서는 내부거래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시장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물류·IT서비스 회사는 매출을 계열사에 의존함에 따라 자체적인 혁신 동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부거래는 일률적으로 이야기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사실 물류·IT는 원래 다른 업종보다도 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데 이게 지나치게 높느냐,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 어느 정도까지 낮춰야 되느냐 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76개 기업집단 중 계열회사와 유상으로 상표권 사용 거래하는 집단은 52개 집단(68.4%)으로 전년(71개 중 46개, 64.8%) 대비 6개 집단이 증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1조5207억원으로 지난해(1조3468억원)보다 1739억원(12.9%) 증가했다. 상표권 거래 규모가 연 1000억원을 넘는 기업집단은 LG(3445억원), SK(2187억원), 한화(1501억원), CJ(1042억원)다.

52개 중 50개 집단은 기준매출액에 상표권 사용료율을 반영해 상표권 사용료를 산정했다.
에쓰오일은 정액(연 7만5000달러), KT는 별도 산식(매출액, EBITDA 등 비교)으로 산정했다. 사용료률은 미래에셋(0.615%), 태영(0.5%), 한국타이어(0.5%)이 0.5% 이상으로 각각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 과장은 "상표권 사용거래는 거래 특성상 내부거래 형태로 이뤄지고 상표권 사용 시에 계약을 체결하는 집단이 늘어나고 있다"며 "또 사용료 산정 방식을 공개하는 등 거래 관행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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