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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재벌' 내부거래 156조…물류·IT 계열사 의존도 커(종합)

뉴시스

입력 2022.12.01 15:23

수정 2022.12.01 15:23

기사내용 요약
공정위,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 발표
상위 10대 집단 내부 거래 1년 새 15%↑
매출액 늘어난 영향…비중은 0.2%p 감소
2세 지분 20% 이상 내부거래 19% 달해
첫 물류·IT 분야 매출·매입 현황 공개
"수의계약으로 내부 물량 확보…폐쇄적"
대기업들, 상표권 사용로로 1.5조 챙겨
공익법인 거래도 공개…매출 3800억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2022.12.0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2022.12.0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지난해 삼성, 현대자동차 등 '10대 재벌'의 내부 거래액이 15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이 많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다.

특히, 물류·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의 경우 내부 계열사 간 거래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 거래 현황(상품·용역 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 5월 지정된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316개 계열사이며,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내부 거래 현황을 분석했다.

◆매출액 늘어나면서 내부 거래액 커져…비중은 줄어

지난해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 거래액은 218조원이며, 내부 거래 비중은 11.6%로 집계됐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 내부 거래액이 155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1%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자동차(45조2000억원), SK(35조9000억원), 삼성(29조6000억원), LG(15조2000억원), 현대중공업(10조원), 롯데(7조3000억원), CJ(3조5000억원), 한화(3조3000억원), GS(3조원), 신세계(3조원) 순으로 많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208조9000억원으로 17.2% 비교적 큰 폭 늘어나면서 내부 거래액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내부 거래 비중은 12.9%로 0.2%포인트(p) 빠지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수가 있는 66개 집단을 기준으로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 거래 비중은 19.3%로 20% 미만인 회사(11.4%)보다 7.9%p 높았다.

총수2세 지분율이 100%인 회사인 경우 이 수치가 29.3%에 달했다. 30% 이상과 50% 이상은 각각 20.5%, 21.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공정위는 총수2세의 지분율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 거래 비중이 1년 전보다 3.4%p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관련 회사를 통해 승계자금 마련 목적의 사익편취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변화는 의미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2세 지분율과 내부 거래 비중 간 상관관계가 상당히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특수관계인 부당이익제공 행위 관련 규제 대상 회사(664개)의 내부 거래 금액이 30조8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91.1%(28조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또한 수의계약 비중은 비상장사(95.7%)가 상장사(84.9%) 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여기에는 총수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 또는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넘게 보유한 자회사 등이 포함된다.

민 과장은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통한 감시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비상장사에서 내부 거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부당 내부 거래 발생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의 필요성이 상당히 높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2.01.2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2.01.27. scchoo@newsis.com

◆대기업, 물류·IT 분야 내부 매출·매입에 의존…"상생 생태계 조성해야"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물류·IT 분야 매출·매입현황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기업집단 현황 공시상 계열사 간 물류·IT 서비스 거래 현황 공시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해당 매출액이 사업연도 매출액의 5%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인 경우 모든 계열사와의 매출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

그 결과 물류·IT 분야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내부 거래 비중이 크고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내부 거래 물량을 확보하는 등 다소 폐쇄적인 거래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물류 매출 현황을 공시한 31개 기업집단의 물류 내부 매출액은 12조3000억원이며, 내부 매출 비중은 49.6%로 집계됐다.

물류 내부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쿠팡(100%), 농협(100%), 한라(100%), 하이트진로(99.6%), 농심(96.1%) 순이다. 금액별로는 LG(2조8582억원), 쿠팡(2조3929억원), 삼성(1조8298억원), 현대자동차(1조849억원), 롯데(9045억원) 순이다.

물류 매입 현황을 공시한 기업집단은 25개다. 이들의 물류 내부 매입액은 12조원이며 내부 매입 비중은 49.8%이다.

물류 내부 매입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라(100.0%), 삼성(93.8%), 동국제강(83.7%), 현대자동차(79.3%), 효성(76.9%) 등이며, 금액순으로 따질 경우 LG(2조8380억원), 쿠팡(2조3917억원), 삼성(1조8864억원), 현대자동차(1조635억원), 롯데(8358)억원 등이다.

IT 서비스 매출 현황을 공시한 47개 기업집단의 IT 서비스 내부 매출액은 13조1000억원, 내부 매출 비중은 68.3%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내부 매출 비중이 100%인 기업집단은 현대백화점, 농심, 동원, 오케이금융그룹, 쿠팡 등이다. 매출액은 삼성(3조5671억원), LG(2조3959억원), SK(1조4216억원), 현대자동차(1조1862억원), 롯데(6262억원) 순으로 많았다.

IT 서비스 매입 현황을 공시한 기업집단은 43곳이며 내부 매입액과 비중은 각각 11조4000억원, 57.1%이다.

여기서 두산, 농심, 애경, 대우조선해양, 세아, KG, 효성, 동원, 유진, 중앙, 영풍, 태영 등 12개 집단의 IT 서비스 내부 매입 비중은 100%에 달했다. 내부 매입액이 많은 기업집단은 삼성(3조7013억원), LG(1조9034억원), SK(1조2602억원), 현대자동차(1조1521억원), 롯데(5627억원) 등이다.

민 과장은 "물류·IT 서비스 매출회사는 매출을 계열사에 의존함에 따라 자체적인 혁신 동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매입회사의 경우 계열 물류·IT 서비스 회사로부터 매입에 의존함에 따라 독립 물류·IT 서비스 회사의 성장 기회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기업집단이 내부에 쌓인 노하우를 외부로 원활히 공유하고 이를 통해서 물류·IT 서비스업계 전반의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데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주차장에 쿠팡 트럭이 주차되어 있다. 2022.05.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주차장에 쿠팡 트럭이 주차되어 있다. 2022.05.12. 20hwan@newsis.com

◆대기업 상표권 수익 1.5조 달해…공익법인서는 3800억원 매출

2년 연속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선정된 57개 집단의 소속 회사가 국내 계열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18조원이다.

이 가운데 총수가 있는 23개 집단의 소속 회사가 특수관계인(계열사 제외)에게 빌려준 금액은 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여 금액은 셀트리온(400억원), 부영(400억원), 반도홀딩스(100억원), 유진(100억원) 순으로 컸다.

연속 지정 기업집단 가운데 30개 집단의 소속 회사가 특수관계인에 판 유가증권은 4조700억원 규모이었다. 또한 43개 집단의 소속 회사가 국내 계열사에 제공한 담보 금액은 14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1조520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39억원(12.9%) 증가했다. 거래 규모는 LG(3445억원), SK(2187억원), 한화(1501억원), CJ(1042억원) 순으로 컸다.

올해부터는 공익법인과의 내부거래 현황 자료도 공개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 등의 중요사항 공시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공익법인과의 거래 현황 공시(연 1회)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동일인(총수)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공익법인이 존재하는 기업집단은 67곳이며, 소속 공익법인은 204개에 달했다.

여기서 41개 집단 소속회사는 127개 공익법인에서 상품용역 매출로 3796억원을 올렸다. 기업별로는 삼성(2497억원), 포스코(410억원), LG(197억원), 롯데(134억원), 한진(113억원) 순으로 매출 규모가 컸다.

반대로 공익법인으로부터 상품용역을 매입하는 경우는 25개 집단에서 발생했고, 이들은 60개 공익법인으로부터 4381억원 규모의 상품용역을 사들였다.


매출 규모는 삼성(2433억원), 포스코(1241억원), SK(330억원), 현대중공업(148억원), 두산(48억원) 순이다.

민 과장은 "대기업 집단 소속 회사와 공익법인 간 내부 거래는 절대적 규모가 크지 않다"며 "사내 급식 제공이나 부동상 임차 거래 등 공익 사업과 크게 관련이 없는 경우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2022.12.0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2022.12.01.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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