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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마저 힘들어진 기업들…3분기 산업대출 증가세 축소

(자료사진) 2022.11.16/뉴스1
(자료사진) 2022.11.16/뉴스1


(한은 제공)
(한은 제공)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올해 3분기 산업 대출이 전분기보다 56조6000억원 늘면서 증가세가 약간 주춤했다. 다만 1년 전보다는 239조원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다시 썼다.

경영 악화에 따라 대출로 버티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계속되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면서 은행 등이 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를 바꾼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모든 산업 대출금은 176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6조6000억원(3.3%) 늘었다.

지난 2분기 증가 폭(68.4조원)과 비교하면 11조8000억원 축소됐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를 포함해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금융기관이 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들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대출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지자 금융기관들이 대출 태도를 강화한 점과 그간의 높은 대출금 증가에 따른 기저 효과가 증가세를 축소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할 경우 239조원(15.6%) 급증하면서 3분기 산업 대출금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 기록된 종전 최대 기록(234.6조원)을 한 분기 만에 경신한 것이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의 대출 수요는 계속 늘지만 3분기 들어선 은행들마저 기업 대출에 신중해지면서 기업 자금 상황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 팀장은 "산업 대출금 잔액의 흐름을 보면 증가세가 가파르다"면서 "산업 대출금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3분기 기업 대출에 대한 태도 강화는 업권을 가리지 않았다. 예금은행과 비예금은행기관 모두에서 산업 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대출 증가세가 전분기보다 소폭 축소(10.9조→10.6조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해외 원자재 조달에 있어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데 달러·원 환율이 2분기 1293원에서 3분기 1434원으로 올라 운전자금 증가 폭이 커진 반면,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로 시설자금 대출이 둔화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증가세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대출 증가 폭이 크게 축소(48.1조→38.8조원)됐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업 대출 증가세가 13조4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느려졌다.

도소매업도 11조7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둔화됐으나 이는 부동산업과 달리 자동차 부품·판매업의 업황 개선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숙박·음식점업은 유동성 확보 수요가 늘어 운전자금 중심으로 2조3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대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3분기 전체 산업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은 각각 36조6000억원, 20조원 늘어났다.
증가 폭이 전분기(44조원, 24.4조원) 대비 줄어들었다.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모두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축소됐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침체가 상반기보다 심각해진 영향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