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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주가조작 선수의 '매도' 메시지 직후 김여사 주식 매도돼"

연합뉴스

입력 2022.12.02 16:12

수정 2022.12.02 16:12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서 김건희 여사 거래 상황 공개
檢 "주가조작 선수의 '매도' 메시지 직후 김여사 주식 매도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서 김건희 여사 거래 상황 공개

도이치모터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이치모터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정성조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주식을 매도하라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직후 김건희 여사의 계좌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주가조작 관련자들의 재판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됐지만, 정작 메시지를 주고받은 인물은 김 여사가 주식을 거래한 경위를 모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도이치모터스 권오수(64) 전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주가조작 관련자들의 문자메시지와 김 여사 계좌의 주식 거래 기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이하 블랙펄) 임원 민모 씨(구속)와 '주가조작 선수'인 전직 증권사 직원 김모 씨(구속기소)는 2010년 10∼11월 여러차례 주가조작을 공모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씨는 그해 11월 1일 문자메시지로 민씨에게 '12시에 3천300에 8만 개 때려달라 해줘'라고 요구하고,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장한다. 이후 김씨는 '매도하라 해'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낸다.


김씨와 민씨가 이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몇 초 지난 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실제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주를 3천300원에 매도하는 주문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민씨는 김 여사의 계좌에서 주문이 이뤄지게 된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기록들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민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다만 민씨는 자신이 '선수' 김씨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10년이 넘게 지나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통정매매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권 전 회장은 김씨를 비롯한 주가조작 선수들, 투자자문사 블랙펄 등과 짜고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통정매매 수법으로 2천 원대였던 주가를 약 8천 원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김 여사는 이들의 범행에 자금을 대는 이른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으로 2020년 열린민주당에 의해 고발당했으나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주가조작 혐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재판 출석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2.6.17 [공동취재] kane@yna.co.kr (끝)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주가조작 혐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재판 출석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2.6.17 [공동취재] kane@yna.co.kr (끝)


블랙펄 임원 민씨 역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사를 받던 작년 10월 미국으로 출국해 기소되진 않았다. 그는 최근 귀국해 구속됐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민씨가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건희'라는 이름의 엑셀 파일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서도 물어봤지만, 민씨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앞선 공판에서 공개된 이 엑셀 파일에는 2011년 1월 13일 김 여사 명의 계좌로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 수량 등이 담겨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증거라는 의혹이 일었다.

민씨는 이날 재판에서 엑셀 파일의 작성 경위를 묻는 검찰에 "저 파일을 처음 본다. 저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다만 민씨는 "(주가조작 선수인) 김씨가 블랙펄 사무실에 왔던 기억이 있다"며 김씨가 파일을 작성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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