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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車 잘 팔린다" 현대차, 무르익는 창사 첫 영업익 10조 시대…IRA·경기침체는 변수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1 15:00

수정 2023.01.01 15:0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 2023년 실적 전망치>
(단위: 원, %)
구분 2022년(전망치) 2023년(전망치) 전년 대비 증가율
매출 142조1591억 148조767억 4.2
영업이익 9조3451억 10조491억 7.5
(※최근 3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 자료: 와이즈리포트)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장밋빛 관측이 나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고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가 차량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이 본격화되고, 금리 인상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의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고가 차량 많이 팔려 수익성 톡톡
1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0조491억원으로 전망됐다. 만약 증권사들의 예상대로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긴다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현대차는 2022년에도 상반기까지는 호실적을 이어갔다.
다만 세타2 엔진 문제로 3·4분기 실적에서 품질비용 1조3602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다만 올해는 이 같은 일회성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2022년 1~11월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60만138대의 차량을 팔았다. 2021년 보다는 1.2%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V 등 고가 차종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연 20만대 판매 고지를 넘어섰다. 이는 양적 성장에 치중하기 보다는 질적 성장을 도모해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두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미국과 유럽 등 주력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2022년 1~11월 미국 판매실적은 133만5572대를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선 3.5% 줄어들긴 했지만 같은 기간 혼다가 34.7%, 도요타가 10.7%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선 2022년 1~11월 98만6860대를 팔아 처음 차량을 수출한 1977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의 르노그룹을 안방에서 제치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IRA는 복병..할부금리 부담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주는 IRA 등은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는 한국에서 전량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갖춘 탓에 모든 전기차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와 현대차는 북미 최종 조립의 정의를 완화하거나, 3년 적용 유예 조치 등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미 재무부가 상업용 전기차 범위 확대를 확대키로 하면서 한숨은 돌리게 됐다. 한국산 전기차도 리스, 렌터카 등 상업용으로 판매할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상업용 전기차 확대에는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도 악재 중 하나다.
국내의 경우에도 이미 캐피털사들의 자동차 할부금리는 최고 연 10%대로 치솟았다. 할부금리가 급등하자 계약한 자동차를 취소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IRA도 문제지만 고금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완성차 업체들에겐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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