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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마약 급속도로 퍼지는데… 잡아도 처벌 못한다

2021년 적발 중량 전년의 7배
식약처 '임시마약' 지정 전까진
현행법상 처벌 어려워 단속 구멍
유통 주기 짧아 강력 입법 필요
임시마약 지정기간 40일로 단축
신종마약 급속도로 퍼지는데… 잡아도 처벌 못한다
신종마약 국내 유입이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당국에서 '임시마약류'로 지정하기 전까지 현행법상 처벌이 어려워 대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종마약을 악용한 범죄도 잇따르고 있어 제도적 대응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세청의 '마약밀수 단속동향'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적발된 신종마약 중량은 직전 해인 2020년 약 21㎏ 대비 7배가량 늘어난 142㎏에 달했다. 단속 건수도 같은 기간 333건에서 687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까지 집계한 결과 234건(91㎏)이 적발됐다.

신종마약은 기존 마약(필로폰·코카인·대마·헤로인)을 제외하고 약물 합성을 통해 새로 만들어진 마약을 통칭한다. 국내에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신종 약물이 발견되면 식약처는 이를 '임시마약류'로 지정해 관리한다. 지정 뒤 3년 동안 해당 약물을 소지·사용·매매·알선 등을 한 사람은 처벌이 내려진다. 식약처는 3년이 지나면 해당 약물의 위험성 등에 대해 재심사한다.

신종마약은 최근 유통 경로가 다각화되면서 등장하는 족족 국내로 들어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단속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 마약 사범이 체포되더라도 식약처가 '임시마약류'로 지정하지 못한 신종 약물을 다뤘을 경우 현행법상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마약 물질 40건 중 35%(14건)는 국내 밀반입·유통이 적발된 후에야 뒤늦게 임시마약류로 분류됐다.

신종 마약물질 '브리나카'가 대표적이다. A씨는 지난 2021년 11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액상 형태 합성대마류중 하나인 '브리나카'를 소지해 문제가 됐다. 하지만 당시 브리나카는 임시 마약류가 아니어서 경찰은 A씨를 처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브리나카를 식약처에 임시 마약류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시점은 지난해 2월이었다.

신종 마약이 수입 과정에서 단속을 피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유모씨(55)는 태국 유통책으로부터 신종 마약인 이소부틸 나이트라이트, 일명 '러쉬' 3병을 항공편을 통해 구매했지만 적발을 피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좋은 게 있다'는 내용으로 광고 글을 5차례 올린 뒤 60여만원을 받고 '러쉬'를 판매한 후에 검거됐다. 다만 재판부인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나우상 판사)은 유씨에 대해 지난해 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신종마약에 대한 처벌 기준을 높이고 통제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최근 펴낸 '신종마약류 범죄의 특징에 따른 제도적 대응방안 연구'를 통해 "새 환각 물질이 등장하고 그에 따른 입법 보완이 이뤄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신종마약류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있어 강력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영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종마약류범죄 발생실태와 통제정책' 보고서를 통해 "임시마약류의 유해성 정도에 따라 적절한 분류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과 관련 부처가 임시마약류 지정 물질의 국내외 유통동향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상시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신종마약 유입 차단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행정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22년 약 52일 걸리던 임시마약류 지정까지의 기간을 2023년에는 40일로 단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