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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출로 밀었지만.. 민간소비 부진에 4분기 GDP 0.4%↓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6 15:27

수정 2023.01.26 18:32

2년 6개월 만의 逆성장
올해 1분기 소비 회복 여부도 불투명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2023.1.26/뉴스1 /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2023.1.26/뉴스1 /

정부지출로 밀었지만.. 민간소비 부진에 4분기 GDP 0.4%↓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4·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4% 감소, 2년 6개월 만에 '음의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 부진에 수출입이 모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에서는 올해 1·4분기 민간소비가 일부 회복할 수 있다면서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4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전기 대비 정부소비와 건설·설비 투자가 늘었지만 민간소비와 수출입이 부진한 영향이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서 성장을 견인했지만 민간소비가 더 큰 폭으로 줄어서 역성장을 했다는 분석이다.

성장기여도를 지출항목별로 보면 순수출의 GDP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1.8%p에서 -0.6%p로 마이너스 폭이 줄었지만 내수 기여도는 전분기 2.0%p에서 0.3%p로 크게 축소됐다. 수출 부진보다는 민간소비 등 내수가 축소된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간소비는 가전제품·의류·신발 등 재화와 숙박·음식·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가 줄어 0.4% 감소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억눌렸던 소비가 2, 3분기에 큰 폭 확대됐다가 4분기 약간 조정받았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또 부동산 거래 위축 등으로 이사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부는 건강보험급여비, 물건비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3.2% 소비를 늘렸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정부 지출의 기여도가 많이 올라갔는데 지난해 물가상승 부담으로 예산 집행이 이연된 측면이 있다"라며 "그런 게 4분기 물건비 지출로 나타났고 독감 등이 유행하면서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어나서 정부의 기여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별로 살펴봐도 '정부가 성장을 견인하고 민간은 성장세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2%p에서 -1.1%p로 마이너스 전환했지만 정부 기여도는 0.1%p에서 0.8%p로 확대됐다. 황 국장은 "민간 기여도의 마이너스 전환은 순수출 기여도에서 마이너스 폭이 축소됐지만 민간소비, 투자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기여한 것"이라고 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증가했지만 제조업의 감소폭이 더 커졌다. 운수업, 금융·보험업이 늘어난 반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 제조업이 부진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부진한 것도 역성장 요인이다.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5.8% 줄었고, 원유와 1차 금속제품 수입이 줄어들면서 수입이 4.6% 감소했다. 다만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원유, 천연가스 등 수입품 가격이 수출품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한 데 따라 0.1% 증가했다. 분기 실질 GDP가 감소한 건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시작됐던 2020년 2·4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민간소비와 수출입이 모두 줄면서 역성장을 했었다.

황 국장은 4분기 역성장과 관련 "우리 경제는 주요국과 IT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성장을 견인했던 민간소비가 약화된 모습을 나타냈다"고 총평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4분기 민간소비 회복을 두고도 전망이 엇갈린다.

한국은행에서는 △개인의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개선되고 있는 점 △특히 음식이나 오락문화를 중심으로 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는 점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해 11, 12월에 비해 개선된 점 등을 들어 민간소비가 회복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전날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에서 "일시적 해소로 민간소비가 완만한 증가 흐름을 되찾겠지만, 최근 가계 소비여력 저하와 주택가격 하락 등을 감안하면 회복 모멘텀이 당초 예상을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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