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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국가통계에 트랜스젠더 포함 권고, 관계부처가 불수용"

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국무총리·복지부·행안부·여가부·통계청에 권고

각 기관 "유의미한 결과 얻기 어려워", "신중한 접근 필요"

지난 4일 "트랜스젠더 환자 입원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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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가승인통계조사에서 트렌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 실태를 파악하도록 정부에 권고했으나 관계 부처가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국무총리, 보건복지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통계청장이 인권위의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3월16일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위해 각 기관의 통계와 실태조사에서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한 뒤 이를 정책 수립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국무총리에게 중앙행정기관 등이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와 실태조사에서 트렌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장관·통계청장에게는 각 기관이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 등에 성소수자 관련 조사 항목을 신설할 것을, 통계청장에게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개정해 성전환증을 정신장애 분류에서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정부 부처는 권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성소수자 관련 조사 항목을 신설하라는 인권위의 권고에 보건복지부 등 개별 부처는 실태조사의 모집단이 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성별 정체성을 별도로 조사하지 않아 표본이 적고 이를 조사해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어어렵는 입장이다.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하는 통통계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조사항목에 대한 응답 거부가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 합의, 현장조사 가능성, 조사 불응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개정해 성전환증을 정신장애 분류에서 삭제할 것을 권고한 것에 대해 통계청은 2026년부터 적용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제9차 개정의 고시(2025년7월.)에는 반영이 어렵다"고 인권위에 답했다.

이에 인권위는 정부 부처의 답변에 유감을 표명하며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거나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천명하며, 국가의 각종 정책에서 사회적 소수 집단이 배제되는 등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해당 집단의 규모와 요구를 파악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함을 다시 강조한다"고 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4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트랜스젠더 환자 입원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것을 26일 권고했다. 입원실 등 성별에 따른 분리 시설을 이용할 때 트렌스젠더 환자에 대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2021년 10월 모 대학 병원에 입원하는 과정에서 주민등록상 남성이라는 이유로 남성 병실로 안내받았다. 당시 A씨는 외모는 여성이지만 성전환수술과 법적 성별 정정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병원 측과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입원하지 못했고 이에 진정을 넣었다.

인권위는 트랜스젠더의 의료기관 이용과 관련하여 별도 지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트랜스젠더가 시스젠더(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와 가장 다른 점은 법적으로 부여된 성별과 본인이 느끼고 표현하는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며 "남녀라는 이분법적인 범주에 포함하려고 하는 것은 '다른 것은 다르게 처우해야 한다'는 평등 처우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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