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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상습·반복사고는 가중처벌 방식으로 정비해야"

고용부, 법 시행 1년 토론회 개최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11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TF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11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TF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상습·반복적이거나 사망자가 많은 사고는 가중 처벌하는 방식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형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로얄호텔서울에서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현황 및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 교수는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난 1년간 경영계는 안전보건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법을 지킬 수 없다는 집단적 의사 표시를 하고, 노동계는 처벌 강화만을 외쳤다"며 "고용부는 수사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입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사가 장기화하고 재판 결과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처벌 수준을 높여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고용부는 사고가 발생한 뒤 수사하기보다는 미리 현장에 나가 위험·유해 작업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13개 유형이나 되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일반 중대재해를 처벌하고 중대재해법은 그중 상습·반복, 다수 사망사고를 가중처벌하는 등 산업안전법령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는 644명(611건)으로 전년 683명(665건)보다 39명(5.7%) 적다.

하지만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의 지난해 사망자는 256명(230건)으로 전년 248명(234건)보다 8명(3.2%) 많다.

근로자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법이지만, 실제로는 법 적용 대상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늘어나 법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기섭 고용부 차관은 "사업장들이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인력을 보강하거나 예산을 투자하기보다는 경영 책임자 처벌을 피하기 위한 법률 컨설팅과 서류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족한 중대재해처벌법령(법률·시행령)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오는 6월까지 중대재해법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 법의 한계·특성 등을 진단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