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년뒤 2나노 양산"…일본도 최첨단 칩 전쟁 뛰어든다

뉴시스

입력 2023.01.26 15:18

수정 2023.01.26 15:18

기사내용 요약
라피더스, 2025년 2나노 공언, 삼성·TSMC와 비슷
"실현 가능성 낮지만 日 저력은 눈여겨 봐야"
[서울=뉴시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2.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2.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일본 정부가 주도하고 주요 대기업 8곳이 참여해 만든 신생 반도체회사 '라피더스'가 2년 뒤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개발을 공언했다.

2나노는 첨단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도 2025년 생산을 목표로 세웠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한국과 대만, 미국으로 대표되는 첨단 반도체 기술 경쟁에 일본도 본격적으로 참전을 선언하며 향후 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2020년대 후반 2나노 양산을 위해 2025년 상반기 시제품 라인을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라피더스는 도요타와 소니, 소프트뱅크, 키옥시아, NTT,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내 8개사가 힘을 합쳐 만든 차세대 반도체 회사다. 일본 기업들이 70억엔(약 666억원)을 출자했고, 여기에 일본 정부가 700억엔 투자를 결정했다.

라피더스가 생산을 공언한 2나노는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등의 '두뇌'를 맡는 최첨단 반도체로 현재 인텔이 2024년, 삼성전자와 TSMC가 2025년 생산을 목표로 한다.

현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가장 고도화된 공정은 3나노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TSMC도 지난해 말 양산을 개시했다.

업계는 라피더스의 로드맵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첨단 반도체 경쟁에서 밀린 일본이 총력을 다해 시장 재진입을 목표로 세운 것일뿐 큰 의미는 없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국내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수 십년 간 반도체 경쟁에서 밀린 일본이 3나노를 뛰어넘어 갑자기 2나노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일본이 뒤처지며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인텔의 경우 '마(魔)의 벽'으로 여겨지는 7나노 미만 반도체 공정을 두고 고전해 왔다. 인텔은 과거 삼성전자, TSMC 등과 초미세 공정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지만 14나노 때부터 자본과 기술의 한계에 봉착했다. 결국 2018년 7나노 공정 개발을 포기했다.

하지만 인텔은 지난해 3나노에 준하는 공정인 '인텔4'를 2023년 하반기, 2나노 이하 공정인 인텔 20A(옹스트롬·0.1나노)와 18A는 각각 2024년 상·하반기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세계 최초로 3나노 초도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나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보다 양산 계획이 빠른 것이어서, 실현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매년 새로운 나노를 내놓기도 했지만 3나노 이후에는 적어도 2~3년 시간이 걸린다"며 "그간 최첨단 반도체 기술과 멀어져있던 일본이 갑자기 2나노를 완성할 수 있을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단 일본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경제 안보상 각국의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가 우선시되면서 일본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과거 메모리 반도체에서 1등을 했던 저력이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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