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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훔칠 것도 없는데 해킹을?"…중국 '혐한 사이버테러' 기승

뉴스1

입력 2023.01.26 16:23

수정 2023.01.26 16:31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를 방문하여 홈페이지 해킹 등 사이버 공격 현황 및 비상대응체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3.1.24/뉴스1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를 방문하여 홈페이지 해킹 등 사이버 공격 현황 및 비상대응체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3.1.24/뉴스1


샤오치잉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교육협회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을 암시했다.
샤오치잉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교육협회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을 암시했다.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해킹 그룹이 한국 내 12개 학술기관 홈페이지에 사이버 공격을 가한 가운데 추가 사이버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해커들을 혐한 정서에 편승한 세력으로 추정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해킹 그룹 샤오치잉(晓骑营·새벽의 기병대라는 뜻)은 설 연휴 시작인 지난 21일 오전 한국 사이트 2000여곳에 대한 해킹 공격을 예고한 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우리말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학부모학회 △한국교원대학교 유아교육연구소 △한국보건기초의학회 △한국사회과수업학회 △한국동서정신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 △한국시각장애교육재활학회 △제주대학교 교육과학연구소 △한국교육원리학회로 등 12개 기관을 공격했다.

해킹그룹은 해킹 후 홈페이지에 '사이버 시큐리 팀'(Cyber Security Team)이라는 영어와 '샤오치잉'이라는 중국 간체자 로고와 함께 '한국 인터넷 침입을 선포한다'라는 메시지가 노출했다.

샤오치잉은 이들은 자신들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식 홈페이지라고 소개한 사이트에 '한국 작전'을 예고했다. '한국 작전'이라는 제목의 첫번째 게시글은 지난 7일 올라왔는데, 최초 글에서 "한국을 대상으로한 새로운 작전을 준비중"이라며 "이번에는 장기간 데이터 유출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작전2와 한국작전3 게시글에서는 각 건설정책연구원과 교육협회를 대상으로 한 공격을 암시했다.

중국어로 샤오치잉은 새벽의 기병대라는 뜻이지만, 중국 내에서는 샤오치잉이 일종의 '군대 조직'을 뜻하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샤오치잉은 춘추시대의 진(晋)나라에서 처음 창설된 군대를 의미하는 뜻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위나라 때에는 당시 왕이었던 조조의 사촌동생이자 휘하 장수였던 조인(曹仁)이 양성한 정예 기병대를 뜻한다. 당시 샤오치잉은 공격력과 방어력 모두 뛰어나 적군에 위협적인 존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나라에서 샤오치잉은 누르하치가 17세기 초 설립한 팔기군 내에 조직된 군대 조직으로 임금을 호위하는 친위병을 뜻하는 금위군을 구성하는 일부로 인식되어 왔다.

업계에서는 샤오치잉이 '혐한' 성향의 해커 조직이며, 이달 초부터 해킹 공격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일반적인 해커와 달리 피해 기관에 금전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한국 스트리머에 대한 분노'를 해킹 이유로 제시한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실제 중국 내에서는 최근 한국이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에 대해 PCR 검사를 진행하는 등의 입국 제한과 관련, 혐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이번 해커 세력 역시 혐한 성향의 애국주의 단체일 가능성이 높다.

샤오치잉이 한국 학술기관 홈페이지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단행한 데 대한 중국 내 반응을 봐도 혐한 정서가 드러난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이번 공격을 두고 "한국에서 훔칠 것이 무엇이 있다고 해킹을 하겠냐", "한국의 학술은 '훔치는 기술'이지 않느냐", "만약 중국 단체의 해킹이 맞다면 아주 잘한 일", "해킹 자작극이 아니냐" 등의 원색적 비난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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