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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한류와 국가브랜드, 컨트롤타워 마련해야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2 18:10

수정 2023.02.02 18:10

[강남시선] 한류와 국가브랜드, 컨트롤타워 마련해야
대중문화 콘텐츠는 한국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접점이면서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콘텐츠다. 누구나 접근이 용이하고 쉬우면서도 친숙한 대중문화 콘텐츠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보다 친근하게 접근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력을 가지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여러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손쉽게 한국에 대한 호감과 친숙함을 조성하고,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높이고 있다.

아시아뿐 아니라 최근 수년 동안 한류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선 한국에 대한 세부항목별 인지도가 과거 6·25전쟁, 남북관계, 불안한 사회로 비치던 모습에서 K팝, 영화, 드라마, K-푸드 등 세련되고 즐겁고 친근한 이미지로 바뀌며 그동안 인위적인 노력으로도 이루지 못했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외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나면 한류 콘텐츠를 모방하려고 하는 동일시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국에 대한 무의식적 친근감과 호감을 갖게 된 이후에는 한국의 다른 상품 등으로 동일시 현상이 전이된다.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에 호의적인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전통문화나 예술, 관광 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결국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관심과 호감을 갖고 찾는 대중문화 콘텐츠야말로 한국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국가브랜드의 품격을 높이는 가장 파워풀한 자원인 것이다.

기존 낡은 한국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국가 이미지를 창출하는 대중문화 콘텐츠는 우리나라의 큰 자산이며 국가브랜딩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막상 국가브랜딩 사업에 대중문화 콘텐츠를 전략적 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제약이 따른다. 대중문화 활용에 장애가 되는 요인은 대중문화 콘텐츠를 단순히 '아이돌 공연'이나 성공한 한국 영화 또는 인기 드라마 등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인식이 있거나 콘텐츠 기획사와의 네트워크 부족, 저작권 문제 해결의 어려움 등 실질적인 제약 등이다.

특히 최근 대중문화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면서도 각종 정책사업에 무분별하게 한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의 품격을 높이기는커녕 한국 대중문화 자체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중문화를 활용한 정책행사 남발,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 등으로 한류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기보다는 단순히 도구로만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이끌고 있는 절호의 기회를 국가브랜드 품격을 높이는 데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더욱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범정부적 차원에서 대중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국가브랜딩 전략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플랜을 수립하고, 세부전술을 제시할 수 있는 한류와 국가브랜드를 연계하는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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