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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안철수 '집단 공세'…安 상승세 꺾나, 역풍 맞나

뉴시스

입력 2023.02.03 17:25

수정 2023.02.03 17:25

기사내용 요약
이철규 "安, 자신을 진윤이라고 하는건 가짜 상품으로 상표 도용하는 것"
박수영 "인수위 시절 24시간 잠적…총리직과 장관직도 거절해 尹 서운해해"
친윤계 반발하는 당원들 결집효과 vs 골수 보수층의 김기현에 뭉칠 가능성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2.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2.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안철수 의원이 상승세를 타면서 친윤계(친윤석열계) 지지를 받은 김기현 의원이 정체 상태에 빠지자 친윤계가 안 의원에 대한 집단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유력한 당권주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하던 공격은 안철수 의원에게로 옮겨간 모양새다. 나 전 의원 때처럼 안 의원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지지층은 김 의원에게 갈 수 있지만 친윤계의 집단 공세에 불만이 많은 수도권과 2030 세대 당원들이 안 의원으로 결집하는 역풍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뉴시스 취재 종합결과, 친윤계 의원들은 안 의원이 '윤심후보'가 아닌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가짜 윤심 팔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그간 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효과로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파죽지세인 안 의원은 자신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자신도 '윤심후보'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자 그간 조용했던 친윤계들이 안 의원 집중 공세에 돌입했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이 지난 1일부터 안 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선봉에 섰다.

이 의원은 안 의원을 겨냥 "스스로 반윤(反尹) 행태를 보이면서 당심을 사기 위해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니 '김장(김기현-장제원) 균열'이니 하는 것은 당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대선 이후 대통령은 단일화 정신에 입각해 안 의원에게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줬다"며 "그런데도 자신의 뜻대로 안 된다고 국정과제 선정이라는 막중한 업무를 방기해 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 인사와 국정운영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이 진윤이라 하는 것은 가짜 상품으로 상표 도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2일과 3일 연일 기자들을 만나거나 라디오에 출연해 "안 의원은 새정부 출범이후에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다"며 윤심과 동떨어진 후보임을 강조했다. 대통령과 가까운 이 의원의 날선 발언은 안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편함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거들었다.

박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안 의원이 인수위 시절에 24시간 잠적한 적이 있었는데 뭔가 불만이 있었다"며 "나 전 의원 사건도 마찬가지인데 대통령은 공직의 무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인데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하고, 잠적을 한다는 것에 굉장히 분개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개각 당시 윤 대통령이 안 의원에게 총리나 장관직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안 의원이 거절해 윤 대통령이 서운했다고 하며 윤심은 안 의원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침묵했던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안 의원을 돕는 김영우 전 의원이 자신과의 통화 내용을 언론에 언급하자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장 의원은 김 전 의원을 겨냥 "일부 후보측에서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정치적 음해를 가하고 있다"며 "심지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저를 대통령의 뜻까지 왜곡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통령실도 가세했다. 대통령실은 2일 김 전 의원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했다. 그리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안 의원 본인이 윤심팔이를 하려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안 의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친윤계와 대통령실의 대대적인 움직임은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후보'라는 신호를 80만 당원에게 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인천=뉴시스] 추상철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샤펠드미앙 연회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2023.01.11. scchoo@newsis.com
[인천=뉴시스] 추상철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샤펠드미앙 연회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2023.01.11. scchoo@newsis.com
안 의원을 향한 집중 비난으로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윤심후보인 김기현 의원에게로 당심을 끌어모으려는 것이다.

앞서 유력한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도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시되자, 친윤계 의원들이 나서 나 전 의원에게 '배신자, 제2의 유승민' 이라고 비판했다. 초선의원 50여명은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며 사퇴를 압박했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 임명한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및 기후대사직을 하지 않고, 전대에 나갈 움직임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지만 정부에 반기를 들어 배신자로 찍힌 유 전 의원을 빗대며 당원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결국 나 전 의원을 주저 앉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표심이 안 의원에게 쏠렸다. 친윤계 집단행동에 대한 반발로 친윤계가 미는 김기현 의원보다 안 의원에게로 몰린 것이다.

비슷한 상황이 안 의원에게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 친윤계에 반감을 가진 당원들이 안 의원에게 쏠릴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나경원에 이어 안철수까지 저렇게 집단으로 공격하는 게 맞나 싶다"며 "저도 안철수 의원이 좋진 않지만 일선 당원들 사이에서 윤핵관에 대한 반감이 전부터 심했는데 연이어 당권주자를 공격하는 모습에 반감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내 세력이 없는 안 의원과 친윤계 의원들간 갈등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같다"며 "나경원 전 의원 때도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는데 안 의원 때도 그럴까 걱정이다"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 지지층이나 골수 보수층에는 '안철수는 윤심후보가 아니다'라는 프레임으로 결집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어차피 전당대회는 조직선거"라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당원이란 보장도 없는 데다 표본이 400~1000명수준이다.
결국 총선에서 승리하기 바라는 당원들은 전당대회날 김 의원에게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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