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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떡을 치죠" 한 마디에 싸해진 분위기… '심심한 사과' 이어 또 문해력 논란

신기한 전통떡매치기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내추럴 위크 2022 '제21회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 및 귀농귀촌체험학습박람회'를 찾은 어린이들이 전통떡매치기 시연을 보고 있다. 2022.8.4 jin90@yna.co.kr (끝) /사진=연합 지면화상
신기한 전통떡매치기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내추럴 위크 2022 '제21회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 및 귀농귀촌체험학습박람회'를 찾은 어린이들이 전통떡매치기 시연을 보고 있다. 2022.8.4 jin90@yna.co.kr (끝) /사진=연합 지면화상
[파이낸셜뉴스] 한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 '떡을 치다'라는 관용구가 등장해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는 사연이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 지난해 불거진 '심심한 사과' 사건에 이어 또 다시 문해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 정도면 떡을 친다'는 말이 원래는 '그 정도의 곡식이 있으면 떡을 빚고도 남겠다 하는 말이지 않냐"라며 "얼마 전에 누가 모임에서 '이 정도면 떡을 치죠'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부자연스럽게 조용해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그분이 민망할 것 같아서 '다 같이 머리 씻는 시간을 갖자'고 했더니 그제야 웃음이 터지더라"며 "'떡을 칠 정도다'라는 말을 누군가가 모른다고 해서 기겁하진 말자"라고 썼다.

네이버 사전과 국립국어원 한국어 기초사전 등에는 '떡을 치다'라는 관용구에 대해 "양이나 정도가 충분하다"라고 뜻풀이되어 있다. 예시로는 "이만큼이면 우리 식구 모두가 다 먹고도 떡을 치겠다", "이 정도 돈이면 떡을 치고도 남습니다" 등이다. 다만 속된 의미로 "남녀가 성교하는 모습을 속되게 이르는 말", "어떤 일을 망치다" 등의 뜻도 갖고 있다고 적혀 있다.

(트위터/국어사전 갈무리) /사진=뉴스1
(트위터/국어사전 갈무리) /사진=뉴스1
A씨가 참석한 모임 일부 인원이 '떡을 치다'라는 관용구에 대해 '남녀가 성교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하면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A씨의 사연을 놓고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이제 실생활 속에서 글자 그대로 절구에다 떡을 치는 상황을 만날 일은 없지 않냐"라며 "'떡 친다'의 의미가 다른 뜻으로 일상에 더 많이 사용되니까 자연스레 떠올린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시대가 변한 만큼 상스럽게 들리는 건 당연하다", "표현의 원래 의미를 모를 수도 있는 건데 그걸 무식하다는 식으로 싸잡아 비난하는 태도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반대로 "원래의 의미에 대한 상식은 없으면서 은어에 관한 지식만 가지고 있는 게 이상한 거다. 동음이의어가 뭔지 모르냐, 요즘 안 배우냐", "언어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겠다. 말이 갈수록 천박해진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특히 한 누리꾼은 "책을 안 읽으면 어떤 표현들은 모르는 채 살아갈 수 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운 태도였다면, 요즘은 무식한 사람들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왜 그런 표현을 쓰냐'고 난리 친다는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문해력 논란을 불러온 '심심한 사과'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오기도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