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아나운서가 공개한 남편의 알몸 사진. 마약에 취해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강 씨는 주장했다. 사진=MBC PD수첩 캡처
[파이낸셜뉴스] 강미정 아나운서가 남편의 마약 혐의를 공개적으로 고발하고 나섰다. 이에 남편은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강 아나운서를 역으로 고소해 진실공방이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MBC PD수첩에 따르면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강 아나운서는 최근 라디오와 TV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남편의 마약 혐의를 고발하고 있다.
강미정 아나운서, 대마흡연 및 폭행으로 남편 고소
강씨는 국정감사에서 불법 범죄경력 조회, 수사 대상이었던 기업인과의 부적절한 만남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처남의 부인이다.
강씨는 지난 2월 남편을 대마 흡연 및 소지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하고, 폭행을 행사했다고 고소했다.
2015년에 결혼한 강씨는 그해 12월 남편 친구의 초대로 중국에 여행을 가면서부터 남편 A씨의 마약 투약을 의심했다. 그는 “남편 친구가 비닐에 싸인 초록색 덩어리를 가져와서 남편과 나눠 갖는 것을 봤다. 남편은 호텔 욕실에서 그것을 말아피우더니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편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은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반복됐고, 혼자 사라진 뒤 비틀대는 모습으로 돌아오는 일도 잦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해 8월 남편을 찍은 영상을 MBC PD수첩에 제보했다. 영상을 보면 아침 9시에 들어온 A씨는 무언가에 취한 듯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대답도 못하는 모습이다.
강씨는 A씨가 딸아이와 함께 있는 집안에서도 정신을 못차리고 거실에 알몸으로 나와 있거나, 알몸으로 엎드려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강미정 아나운서
신고한지 3개월 지나 조사...수사관 5명 변경 후 무혐의 결론
강씨는 남편이 대마 흡입을 인정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의붓아들이며 학대를 많이 받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푹 자고 싶어서 대마를 했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강씨 역시 시간이 지나면 남편이 끊을 수 있을 거라 믿고 투약 사실을 모르는 척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의 상태는 갈수록 심각해졌다고 강씨는 말했다. 그는 “남편이 침대에 올라가서 포효를 하고 벽들 때리는 등 폭력적인 모습까지 보였다”며 마약 투약을 의심한 지 8년만에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강씨는 “2월 7일 고발한 사건이 3개월이 지난 5월이 돼서야 남편이 피혐의자로 출석해 조사가 이뤄졌다”라며 “그사이 변경된 수사관만 5명이며, 지지부진했던 수사가 올해 6월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연된 수사 기간 동안 남편이 평소 하지 않던 제모와 염색을 하는 등 마약 혐의 피의자들이 주로 하는 증거인멸 의심 행위도 했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이 같은 배경에 남편의 '뒷배'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했다. 강씨의 남편은 용인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집안의 자손으로 해당 골프장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그의 매형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다.
이에 이 차장이 나서서 수사를 무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남편측은 마약 투약 사실을 부인하며 강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역고소한 상태다. 이정섭 검사 역시 수사에 외압을 넣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며,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관계자도 “수사는 엄정하게 절차대로 진행했고 수사관 교체도 정기 인사에 따른 아주 정상적인 교체”라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