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2개월 선행PER 8.8배
2022년 10월 후 첫 9배 밑으로
상장사 이익 상승세 지속 전망
"하락 보다는 상승 잠재력 커"
2022년 10월 후 첫 9배 밑으로
상장사 이익 상승세 지속 전망
"하락 보다는 상승 잠재력 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 1년 10개월 만에 9배 밑돌아
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로 집계됐다. PER 지수는 기업 이익을 고려했을 때 주가가 어느 정도 고평가, 저평가 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9배를 밑돈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미국발 대선 불확실성, 기술주 조정 등에 약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는 경기 침체 공포까지 겹치면서 이날 오전 코스피 시장에서 130P 넘게 하락하며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경기 흐름이 더 나빠졌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코스피 역시 4년 5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2600선까지 무너졌다.
증권가에서는 연이은 폭락에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질대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코스피 실적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인 데 반해 지수는 현저히 저평가 수준이라 '과도한 낙폭'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6월 말 281p에서 지난 2일 303p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이익 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당분간 12개월 선행 EPS가 계속 오를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하락 리스크보다는 상승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FICC리서치부장은 "연간 순이익 증가율이 올해 90%, 내년 25.5%에 달하기 때문에 12개월 선행 EPS의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는 다운사이드 리스크보다 업사이드 포텐셜(주가 상승 잠재력)이 큰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기업 실적 탄탄...과거와는 달라
조정이 과하다고 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 밸류에이션 상황이 과거 사례와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선행 PER이 9배를 하회했던 시기는 금융위기(2008년), 유럽 재정 위기(2012~2014년), 미중 무역 분쟁(2018년), 코로나 팬데믹(2020년), 고강도 긴축(2022년) 등 위기가 발생했던 소수의 사례에 불과했다. 특히 당시에는 코스피 선행 영업이익이 하락추세로 급격히 접어드는 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은 공포 심리가 과하게 드리웠다는 진단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고용시장 냉각으로 인한 미국 침체 진입 불안은 과도한 감이 있고, 최근의 주가 급락도 합리적인 매도보다는 투매에 가깝다고 판단된다"며 "대내외 변수들로 코스피 선행 영업이익이 급 하향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공포도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확률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만 상승세는 미국 대선 이후로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장단기 금리차와 실업률 수준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 속도와는 무관하게 금융시장의 '경기침체(R)의 공포'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선 이후 정책 모멘텀을 상승 재료로 기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미국 성장률이 곧바로 두번 연속 마이너스로 진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갑론을박은 계속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여전히 견조한 기업 실적을 통해 하방 지지력을 확보한 후 대선 이후 정책 모멘텀이 재확인되는 시점에 상승 추세 복귀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조정 압력을 감안하더라도 현 밸류에이션 매력상 저가 매수를 노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차 지지선인 2500에 근접한다면 낙폭 과대 업종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극단적 공포 영역에 진입해 이번주 중에 반대매매 물량 출회로 2차 지지선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며 "2차 지지선 이하에선 저가 매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짚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