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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cm에 57kg? 감량에 하루 발차기 1만번... '세계랭커 압도' 김유진의 초인적인 인내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9 08:27

수정 2024.08.09 12:34

세계랭킹 24위 깜짝 금메달 김유진
“올림픽 위해 먹고 싶은 것 한 번도 못먹어”
183cm에 57kg 혹독한 감량
“하루에 1만번 이상씩 발차기”
“그만두고 싶을 만큼 훈련~ 그것이 원동력”
“세계랭킹은 숫자에 불과. 실력은 내가 최고”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김유진 선수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 경기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 선수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 = 뉴스1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김유진 선수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 경기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 선수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 =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유진이 금메달을 따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푸짐하게 먹는 것이었다. 운동 선수들에게 감량은 엄청난 과제다. 과거 모 유도 금메달 리스트는 “수영장 물을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정신병이 걸리는 것 같다”라며 감량의 고통에 대해서 언급했다.

김유진의 키는 183㎝다. 몸무게 57㎏에 맞추기 쉽지 않은 신장을 가졌기에 감량은 늘 어려운 과제였다.
운동 선수들의 감량이 힘든 이유는 이미 엄청난 운동량으로 만들어진 몸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계속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살이 빠지지 않아 수분을 쥐어짜는 단계까지 가게 된다. 유도 레전드 최민호가 첫 올림픽에서 패한 것도 감량의 고통 때문이었다. 복싱, 유도, 태권도 등 체급이 있는 종목 선수들이 가장 힘든 부분이다.

김유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올림픽을 위해서 미리 조절해야 했고, 먹고 싶은 거 계속 못 먹었다. 한 끼, 한 끼 식단에 따라 먹으며 체중 조절에 성공했다"고 돌아봤다.

김유진이 2라운드에서 상대의 얼굴에 3점짜리 앞차기를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뉴스1
김유진이 2라운드에서 상대의 얼굴에 3점짜리 앞차기를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뉴스1

어렵게 감량했지만, 컨디션은 정말 좋았다. 이날이 태권도하면서 체력과 몸 상태가 가장 좋은 날이었다고 한다. 김유진은 세계랭킹 1·2·4·5위와 경기를 했다. 엄청난 상대들이다. 특히, 준결승에서 상대한 세계랭킹 1위 뤄쭝스(중국)는 그랜드 슬램을 노리는 세계적인 강자였다.

하지만 김유진은 주눅들지 않았다. 김유진은 하루에 세 번, 두 시간 이상씩 '죽어라' 훈련했다. "한 번에 만 번은 발차기한 것 같다"며 "진짜 운동을 관두고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 한탕, 한탕 나갈 때마다 정말 지옥길을 가는 것처럼 했다"면서 "정말 나 자신을 몰아붙이면서 혹독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즉 워낙 혹독한 감량과 훈련 과정이 있엇기에 해당 선수들에게 주눅들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어 "오늘은 과정을 돌아보면서 '내가 이까짓 거 못하겠어?' 하는 생각을 했다. (훈련)과정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행복한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너무나도 힘들게 준비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공격!" / 사진=연합뉴스
김유진 "공격!" / 사진=연합뉴스

요즘 시대에 이런 극한의 고통은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김유진은 스스로 고통 속으로 들어갔고, 이런 혹독한 훈련은 금메달을 가져다줬다.

상대들은 김유진의 긴 리치에 이어 안면과 몸통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세계랭킹 1·2·4·5위가 너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특히, 세계랭킹 2위를 달리는 결승전 상대 이란 나히드 키야니찬데는 김유진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단 한 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김유진은 "랭킹이 높다고 잘하는 건 아니다. 랭킹은 아예 신경도 안 썼다.
워낙 혹독한 훈련을 이겨냈기에, 나 자신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금메달리스트 다운 당찬 소감을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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