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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제3자 특검법 내놔라"…野 공세에 고심 깊어지는 韓

뉴스1

입력 2024.08.09 12:20

수정 2024.08.09 12:2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8.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8.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특별검사 추천 방식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해병대원 특검법)을 놓고 장고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를 재촉하며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한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대표가 당대표 출마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방식을 담아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공약에 대해 여권 내 의견이 분분하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의 뜻은 알고 있다. 그런데 정책위의장 개인 의견일지 모르겠지만 특검법은 (공수처) 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미진할 경우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수사 과정 중에 특검법을 지향하는 것은 재고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민주당의 특검 공세에 반대 논리로 내세워온 '선(先) 수사·후(後) 특검'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당직 인선에 대한 당내 잡음을 나름 순조롭게 봉합한 한 대표 앞에 또 하나의 분열 요소가 놓인 셈이다.

당내에서는 제3자 특검법이 당대표 출마 선언 당시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선 한 대표의 상징성으로도 작용했던 만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대표도 제3자 특검법 발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속도 조절을 통해 친윤계 의원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인사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내 의원들이 거부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공수처 결과가 나오면 설득 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숙고가 이어지는 사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공세는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더 세진' 해병대원 특검법을 3차 재발의했다. 한 대표를 향해서는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재차 압박에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한 대표께서 3자 추천안을 언급했는데 실체는 없는 것 같다"며 "한 대표 말이 사실이라면 특검법안을 내놓아야 한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연기만 피우는 것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2대 국회 개원 직후 민주당이 재발의했다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돌아온 해병대원 특검법은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돼 폐기됐다.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둘러싼 거부권 정국이 되풀이되며 국민적 피로도가 높아질 예상되는 가운데 제3자 추천 방식의 실효성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당대표 경선 중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제3자 추천안 수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을 자꾸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당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논의할 실익이 없다는 생각에 동의한다"며 "지금 내놓아봤자 민주당과 협상이 될 리도 없고 오히려 전열만 분열시키기 때문에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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