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전투가 가속화하면서 러시아 주민 13만3000여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 1000㎢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2차 대전 이후 첫 본토 유린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뒤 지난주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서 고전하던 우크라이나가 전략을 바꿔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 본토가 외국에 유린당한 것은 2차 대전 이후 처음이다.
전선 확대될 것
편안하게 우크라이나에서만 전쟁을 치르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치고 빠지기 식의 일회성 공략이 아니라 러시아 본토 깊숙이 침공해 들어오자 혼란에 빠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책임자 문책과 '적절한 대응'을 다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안보 담당자들과 러시아 주지사 3명을 만나 "현재 진행되는 상황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책임자 문책을 시사했다.
푸틴은 다만 지금은 문책보다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적들을 우리 영토 밖으로 몰아내고, 국경 보호를 담보할 때"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러 영토 침공이 확산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브리얀스크 지역이 오늘 비교적 잠잠해진다고 해도 이것이 내일 상황 안정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우려했다.
푸틴은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를 우크라이나에 빼앗겼다.
공격이 최고의 방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러시아 본토 공격이 '방어 행위'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지역에 대한 '인도적 계획'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젤렌스키의 갑작스러운 러시아 본토 공략은 점차 세를 불려가는 휴전 협상 요구 흐름에서 유리한 협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영토를 깔고 앉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렛대 삼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크름반도 등을 돌려받으려는 계산이 깔린 행보라는 것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 러시아 병력을 러시아 본토로 이동시키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000㎢ 확보
우크라이나 군 최고 지휘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젤렌스키가 12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현시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 1000㎢ 가까이를 통제 하에 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과 연계된 우크라이나 전쟁 분석 사이트 딥스테이트는 이날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영토 약 80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러시아 주민들의 피난이 급격히 늘고 있다.
전투가 가장 치열한 쿠르스크 지역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은 푸틴에게 현재 우크라이나가 28개 지역을 장악했다고 보고했다.
스미르노프는 주민 약 12만1000명이 피난했고, 1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000명은 생사를 알 수 없다고 보고했다. 또 5만9000명이 조만간 피난 길에 오를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아울러 벨고로드에서도 약 1만1000명이 피난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국경 30km 넘게 진입하면서 러시아 영토를 장악한 가운데 러시아는 영토 수복과 관련해 어떤 발표도 하지 못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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