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후 철인처럼 살았던 50대…4명 살리고 하늘로

어릴 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장애 얻었지만 쓰러지기 10개월 전 기증희망등록 생명 살려

[서울=뉴시스]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4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김연화(58)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4.08.19. [e-mail].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어린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얻은 장애를 딛고 열심히 살아온 한 50대 여성이 갑작스런 심정지로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뇌사 상태였던 故 김연화(58)씨가 고려대학교안산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4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진 후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쓰러지기 10개월 전 기증희망등록을 하면서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고 싶어한 고인의 뜻을 받들고, 고인이 다른 이의 몸 속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강원도 양양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를 얻었지만 마트 직원, 환경미화원 등 다양한 일을 했다.

고인은 또 힘든 환경 속에서도 누구에게나 주저 없이 선의를 베풀었고,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늘 노력하는 헌신적이고 자상한 엄마였다.

고인의 딸 박지희 씨는 “딸 하나만 보고 살았던 엄마"라면서 "이젠 하늘에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다시 태어난다면 그곳에서도 엄마만의 삶을 살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숭고한 생명나눔의 뜻을 함께해주신 유가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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